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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신설하려고 통폐합하라니"…소규모 학교들 반발

송고 2016년05월18일 08시02분

통폐합 조건 설립 허용에 작은 학교들 비상…지역갈등 우려도

경기도교육청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도교육청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 신설 문제가 인근 소규모학교로 불똥이 튀었다.

시·도교육청이 제출한 학교 신설 신청에 대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위)가 선행조건을 제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를 신설하려면 인근 지역에 있는 학교 가운데 소규모학교를 먼저 통폐합하라는 것이다.

18일 경기도교육청과 각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도농복합지역인 평택 삼덕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최근 국민신문고와 교육청에 학교를 지켜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지난달 18일 교육부 중투위가 청북택지개발지구 내 청북1초(가칭) 설립에 대해 '인근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조건으로 적정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한 첫 반발이다.

중투위를 통과해야 학교 설립 예산이 교부되는데, 인근 소규모 학교를 먼저 통폐합하지 않으면 학교 신설 예산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청북1초 주변 2∼4㎞ 거리에는 4개 초등학교가 있고 그 가운데 3개 초등학교는 6학급에 전교생 100명 미만의 소규모학교들이다. 반대로 청북1초 부지와 가장 가까운 청옥초는 55학급에 1천600명이 넘는 과대·과밀학교다.

소규모학교 중 청북지구와 2㎞ 떨어진 삼덕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새로 조성한 택지로 학군이 나뉘어 학생 수가 줄었으나 최근 학교,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혁신학교의 모범사례로 만들었다"며 "생동감 넘치는 '꿈의 학교'로 탈바꿈하면서 학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호소한다.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활동으로 학부모회가 지난해 교육감 표창까지 받았고 지난해 윈드오케스트라가 결성된 것을 계기로 올해는 기악부문 특성화 학교로 선정됐다.

학교 분위기가 달라지자 학생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3년 51명, 2014년 68명, 2015년 73명, 올해 83명이 됐다. 3∼6학년이 학년당 7∼12명인데 비해 2학년은 20명, 올해 신입생 1학년은 24명으로 늘어났다.

한해 10명 안팎이던 전입생도 지난해부터 20명대로 늘어 전출생을 추월햇다.

삼덕초 학부모인 최순희 학교운영위원장은 "심지어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우리 학교로 전학오려고 인근 단독택지를 구입해 집을 짓다가 통폐합 얘기를 듣고 불안해하는 학부모도 있다"며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61년 전통의 학교를 다시 살리는 노력을 경제 논란의 잣대로 꺾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지난 18일 전국 시·도교육청이 심사의뢰한 신설 예정 학교 78곳 가운데 12곳만 적정 판정하고 10곳은 조건부, 55곳은 재검토, 1곳은 반려 판정을 했다.

경기도의 경우 설립 신청한 29곳 가운데 적정 판정은 4곳 뿐이고 3곳은 조건부로 통과해 인근 학교 통폐합 등의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학교 설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려면 3년 이상 시일이 걸리는데 택지개발지구 입주는 당장 2018∼2019년으로 예정돼 공사기간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하다"며 "게다가 학교와 지역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전에 학교 신설 때문에 통폐합을 한다고 하면 반발부터 생겨 추진이 어려운데다 지역 내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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