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s]손흥민, 박지성 넘어설 가능성 보여줬다

김민철 2016. 5. 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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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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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손흥민(24·토트넘 훗스퍼)의 올 시즌 활약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2015-2016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16일(한국시간) 38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은 뉴캐슬과의 최종전에서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하며 EPL 첫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해 여름 2250만 파운드(약 380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입단했고, 이는 역대 한국인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국 팬들은 손흥민이 과거 박지성(35)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지난 10년간 12명의 한국인이 EPL에 도전했지만 박지성의 아성을 넘어선 한국인은 없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와 대표팀에서 보여준 득점력은 박지성을 뛰어넘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첫 시즌만으로 박지성을 능가했을까? 두 선수의 첫 시즌 성적을 자세히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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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시간

손흥민의 성적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총 40경기를 소화했으나, 출전 시간은 1892분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47.3분으로 주전이라 하기엔 부족했다.

부상이 손흥민의 발목을 붙잡았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치른 두 번째 경기인 카라바크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7라운드에서 발 부상을 당했고, 약 1개월 반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그 사이 토트넘은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24)을 중심으로 2선이 안정됐고, 해리 케인(23)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에릭 라멜라(24)·델레 알리(20)까지 주전 입지를 굳히며, 손흥민의 설자리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박지성은 첫 시즌에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았다. 05-06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4경기에 출전했고, 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2433분에 달했다.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55.3분으로 손흥민보다 약 8분가량 많았다.

주전 경쟁이 수월했던 것도 아니다. 당시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4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38경기 중 33경기에 나섰고, 그 중 23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첫 시즌 치고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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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포인트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공격 포인트에서는 손흥민이 박지성을 약간 앞섰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총 8골 5도움으로 1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박지성은 05-06 시즌 총 2골 6도움으로 8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더라면 차이는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두 선수는 공통적으로 정규리그, 유럽대항전, FA컵, 리그컵이라는 4개의 대회에 참가했지만, 공격 포인트의 분포는 달랐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4골 1도움만을 기록했지만 박지성은 1골 6도움으로 정규리그에 공격 포인트가 집중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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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성적

손흥민의 토트넘은 올 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최종 리그 순위 3위로 EPL 출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레스터 시티와 막바지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우승을 넘보기도했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리그 종료를 앞두고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뒀고, 지역 라이벌 아스널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토트넘은 3위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도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감독은 뉴캐슬과의 최종전 이후 “오늘은 나의 지도자 경력을 통틀어 최악의 날이다”라며 아쉬움 심경을 드러냈다.

05-06 시즌 당시 맨유의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지 않았다. 리그컵 우승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긴 했으나 그 밖의 대회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FA컵에서는 리버풀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최하위로 탈락하며 굴욕을 당했다.

정규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첼시를 바짝 추격하며 역전 우승을 꿈꾸기도 했으나, 37라운드에서 첼시에 3-0으로 완패를 당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첼시가 승점 9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맨유는 8점이라는 큰 차이로 2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손흥민과 박지성 모두 첫 술에 배부르진 못했다. 그러나 낯선 무대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썩 나쁘다고 볼 수도 없다.

손흥민은 이제 EPL에서 한 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올 시즌 약점으로 지적된 활동량, 공이 없을 때 움직임만 보완한다면 그가 박지성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아직도 충분하다.

손흥민도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난 맨유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성·이영표는 전 세계에 한국 축구를 널리 알린 선수들이다. 나는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라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김민철 기자 kim.minchul1@joins.com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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