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맛 없다' 후기 썼다고..욕설에 행패

김종원 기자 2016. 5. 1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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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식 배달 시켜 드실 때 스마트폰 배달앱 이용하시는 분들 많으시지요? 배달앱에는 자기가 시켜먹은 음식점의 맛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후기를 남길 수 있는데요. 손님 후기 한 줄에 배달업체는 매출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맛 없다고 후기를 남긴 소비자에게 업체 사장이 행패를 부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서울에서 홀로 자취를 하는 20대 여성 최 모 씨는 이 전화를 받고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 여성/배달 음식 손님 :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 거예요. 그래서 받았더니 다짜고짜 욕을 하면서 "XXX야 가게 망하게 하려고 작정했느냐?" (라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이날 스마트폰 배달앱을 통해 밥을 시켜먹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볶음밥을 시켜먹었는데 맛이 너무 별로인 거예요. 그래서 배달앱에 '맛이 없다' 이렇게 후기를 남겼더니….]

식당 사장이 이 후기를 확인하곤 손님에게 전화해 행패를 부린 겁니다.

[배달점 사장: 리뷰 좀 지워주세요. 고객님. 저희도 먹고 살아야죠.]

[손님: 지웠어요.]

[배달점 사장: 그 밑에 '되게 맛없어' 이거는 안 지우셨잖아요, 지금. 고객님 안 되겠네요. 나 진짜 씨. 진짜 안 지워요? 지금 찾아 갈까요, 집으로? 지금 5분 내로 안 지우면 어떻게 되나 봐봐.]

[저희 집 주소가 거기 남겨져 있잖아요. 그런데 그 분이 저희 집으로 찾아와서 '죽여버리겠다' 이런 식으로 말하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여자 혼자 사는데.)]

이 남자 대학생도 배달앱으로 밥을 시켜먹은 뒤 맛이 없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피해자/배달 음식 손님 : 자려고 누웠는데 전화가 왔어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더니 갑자기 남자가 욕을 막 하는 거예요. '지금 집으로 찾아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사장이 집으로 찾아와서) 문을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고 담배꽁초도 막 문이랑 바닥에 지지고.]

배달앱 사용자 수 월평균 500만 명, 배달앱에 올라오는 후기 한 줄이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면서 배달 업체 사장님들은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배달 업체 사장 : 안 좋은 글 (배달 앱 후기) 하나가 저희 매출을 크게 떨어트리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그거를 신경 쓰고 있고.]

하지만 이런 배달앱을 통한 후기 문화가 생겨난 게 불과 3년 정도 밖에 안 되다 보니, 영세 자영업자인 배달업체 사장들은 적응이 힘듭니다.

[배달 업체 사장 : 절대 실수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손님이 실수도) 그렇게 이해해주고 그런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최근에야 후기 문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업체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배달 업체 사장 : 저 같은 경우는 그 악성댓글도 지우지 말라고 합 니다. 더 많은 고객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서. (안 좋은 후기에도) 솔직하게, 핑계 안대고 사실적인 부분을 (댓글로) 말씀드리니까 그걸 더 신뢰하시는 거 같습니다.]

[이영애/인천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 (배달 업체 사장님이) 나를 위해서 개인적으로 나와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기억을 (고객들은) 소중하게 갖고 있거든요.]

성큼 다가온 모바일 시대가 골목 상권의 모습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준호, 이종현)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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