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해야 뇌 노폐물이 제대로 청소됩니다

정리 강승미 기자 2016. 5. 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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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의료 컨퍼런스 TED MED 지상중계

잠을 잘 자면 기분이 좋고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그런데 이런 눈에 보이는 이유 말고, 숙면이 몸에 좋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다. 미국 오레곤대학 제프리 리프(Jeffrey Lliff) 교수는 잠이 들었을 때 뇌는 뇌세포 사이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한다며, 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숙면을 꼽았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TED MED(의학 관련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세계적인 의료 컨퍼런스) 강연에서다.

[헬스조선]TED MED

 

뇌의 독특한 노폐물 처리 과정

잠을 잘 자면 정신이 맑아지죠. 반대로 잠을 못 자면 멍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이유 말고도 숙면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최근 발견했습니다. 답은 뇌의 노폐물 처리 과정에 있습니다. 뇌를 제외한 보통의 장기에는 림프계(Lymphatic System)가 있습니다. 림프계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노폐물을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포 사이에서 단백질과 또 다른 찌꺼기를 받아들이고, 한 곳에 모아 혈관에 버리는 것이죠. 그런데 뇌에는 노폐물을 처리하는 이러한 림프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뇌는 노폐물 처리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뇌의 노폐물 처리 방식은 아주 놀랍습니다.

뇌에는 CSF(Cerebrospinal Fluid)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투명한 뇌척수액이 모인 곳인데, 뇌의 외부 주변 공간을 채우고 있어요. 뇌 내부에 있는 노폐물은 외부의 뇌척수액으로 이동해 혈관에 버려집니다. 이 방식까지는 림프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뇌의 외부에 있는 뇌척수액이 하는 일이에요. 뇌척수액은 뇌 밖에만 있지 않고, 뇌를 통과해서 뇌 내부로 밀려 들어가며 혈관의 바깥을 따라서 이동합니다. 그리고 혈관을 따라 뇌를 지나가면서 뇌세포 사이에 있는 노페물을 청소하는 것이죠. 즉, 혈관을 림프계처럼 활용함으로써 림프계가 필요 없도록 자체적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죠. 이것이 뇌만의 독특한 노폐물 청소 방식입니다.

[헬스조선]

뇌의 청소 모드는 잠들 때만 켜진다

그럼 뇌의 청소 과정이 어떻게 수면과 관련 있을까요? 뇌의 청소 과정은 뇌가 잠들 때만 나타납니다. 뇌가 잠드는 순간 뇌세포는 수축하고 세포 사이의 공간을 넓힙니다. 바로 그때 뇌척수액이 들어와 노폐물을 청소합니다. 뇌가 깨어 있을 땐 버려질 노폐물이 세포 사이에 방치됩니다. 그러다 뇌가 잠들면 청소 모드로 변경하여 뇌세포 사이에 쌓인 그날의 노폐물을 청소하기 시작해요. 이는 우리가 주중에 일로 바쁠 때 집안일을 미뤄두고 주말에 밀린 집안일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일 수 있어

수면이 노폐물 처리 문제의 해결책이라면, 이를 통해 우리는 수면과 알츠하이머(치매)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뇌에서 나오는 노폐물 중 하나가 베타아밀로이드인데, 이 물질은 뇌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단백질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한 발병 원인으로 베타아밀로이드가 거론되어왔습니다. 알츠하이머가 있는 경우는 뇌 세포 사이사이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방치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알츠하이머 발병 전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임상연구에서는, 악화된 수면의 질 및 시간이 뇌에 많은 양의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된 것과 관련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로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임을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노폐물의 처리가 뇌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알츠하이머 등의 발병에 일조하게 된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잠을 자면서 이루어지는 뇌의 청소 과정은 신체와 정신의 건강이 걸린 문제입니다. 이렇게 뇌의 기초 기능에 대해 인지함으로써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을 막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프리 리프 교수는?


제프리 리프는 오레곤 보건과학대학교(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 마취과학과 조교수이다. 그는 각 뇌세포가 어떤 뇌기능을 하며, 치매·뇌졸중 등이 어떻게 뇌신경 퇴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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