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결산]허전함 속 구자철만 빛났다

이윤희 2016. 5.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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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8골로 팀내 리그 득점 1위…개인 신기록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독일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일부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 밀려 혹독한 시즌을 보낸 가운데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맹활약하며 체면을 살렸다.

2015~201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14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열린 34라운드를 끝으로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구자철(27), 홍정호(27), 지동원(25·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29·도르트문트), 김진수(24·호펜하임) 등 5명이 활약했다. 레버쿠젠에서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24·토트넘)은 두 경기 만에 치르고 잉글랜드 무대로 둥지를 옮겼다.

기대를 안고 2015~2016시즌에 돌입했지만 명암은 엇갈렸다.

구자철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그골(8골)을 기록, 존재감을 과시했다. 팀 동료 홍정호도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고 가능성을 보였다.

반면, 공격수 지동원은 시즌을 통틀어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김진수와 박주호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후반기로 갈수록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구자철의 시즌이 가장 성공적이었다.

마인츠에서 활약하던 구자철은 지난해 9월 친정팀인 아우크스부르크로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도움 1개를 올리며 눈도장을 받았다.

시즌 첫 골도 늦지 않게 나왔다. 이적 이후 4경기 만에 호펜하임을 상대로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11월에만 두 골을 추가해 3호골까지 기록한 채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90여일 가까이 골침묵을 유지했으나 2월 하노버96전 득점을 시작으로 다시 발끝이 매서워졌다.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는 생애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리그 7호골 고지에 올라 지난해 마인츠 소속으로 작성한 본인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구자철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달 친정팀인 마인츠를 상대로 시즌 8호골을 넣어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수립했다.

팀내 기여도도 높았다. 올 시즌 팀내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분데스리가 34경기 중 27번을 출전했고, 이 가운데 24번이 선발 출전이었다.

33라운드 샬케04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새끼 발가락 뼈에 금이가는 부상을 입어 최종전에는 결장했으나, 내년 시즌에도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팀 동료 홍정호 역시 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12월 열린 샬케04와의 16라운드에서는 28개월 만에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16번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어 골넣는 수비수의 면모도 선보였다.

분데스리가 데뷔 첫 해였던 2013~2014시즌 16경기, 지난 시즌 17시즌 출전에 그친 것에 비교하면 팀내 입지가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공격수 지동원에게는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을 무득점으로 마친 지동원은 부활을 노렸다. 어느 정도의 출전 시간도 보장 받았다.

지난해 10월 프라이부르크와의 독일축구협회(포칼)컵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고, 11월 알크마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는 시즌 2호골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호골 이후 반년 넘도록 골맛을 보지 못했고, 정규리그는 무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도 '골 못 넣는 공격수' 꼬리표를 떼지 못해 다음 시즌 전망 역시 어두워졌다.

김진수와 박주호의 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분데스리가 2년차를 맞은 김진수는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측됐다. 데뷔 시즌에만 분데스리가 19경기를 소화한 만큼 올 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김진수는 2월8일 담슈타트와의 경기 전까지 9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는 등 팀에서 주전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불과 3일 뒤 후프 슈테벤스 감독이 사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신임 감독 체제에서 김진수가 설 자리는 없었다.

김진수는 감독 교체 이후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시즌을 마감했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적은 1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 마인츠에서 활약하던 박주호는 시즌 초 유럽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도르트문트로 이적, 장미빛 미래를 그렸다.

데뷔전에서 화끈한 활약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박주호는 지난해 9월 크라스노다르와의 유로파리그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주전 경쟁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정규리그와 유럽대회를 오가며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던 박주호는 지난 1월 묀헨글라드바흐와의 18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결국 분데스리가 5경기, 유로파리그 4경기 출전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마인츠에서 정규리그만 16경기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김진수와 박주호 모두 뼈저리게 아팠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즌은 끝났어도 혹독한 주전경쟁은 앞으로도 남아있다. 어쩌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보는 것이 해답일 수도 있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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