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직원 자살은 하청 노동자에 고통 전가한 사회적 타살"

본문 이미지 - 거제고성통영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3일 오전 10시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자살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하청업체는 노동자를 죽이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거제고성통영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원회 제공)2016.5.13./뉴스1 ⓒ News1 남경문 기자
거제고성통영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3일 오전 10시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자살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하청업체는 노동자를 죽이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거제고성통영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원회 제공)2016.5.13./뉴스1 ⓒ News1 남경문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남경문 기자 = 조선업계의 대량실업 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에서 일하다가 지난 11일 자신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한 A씨(38)는 9세, 7세, 5세 아이의 아빠였다.

방위산업체부터 협력업체까지 조선소에서 잔뼈가 굵은 A씨는 2008년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 S사에 입사해 최근까지 취부반 반장으로 근무했다.

A씨는 이 업체에서 월급 330만원 정도를 받으며 매일 오후 9시30분에 퇴근하고 토요일도 쉬는 날 없이 일할 정도로 성실한 근로자였다.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혹시 회사에 잘못 보이면 구조조정을 당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아이들과 오붓한 시간을 갖지 못해 미안해하던 A씨에게 뜻 밖의 기회가 찾아 왔다.

가정의 달을 맞아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대통령이 임시공휴일을 지정, 지난 5~8일 4일간 연휴 기간에 하루만 일하고 다섯 가족이 모처럼 만에 캠핑을 다녀왔다.

그러나 연휴기간 가족과 나들이가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첫날인 9일 회사는 갑작스럽게 2개 취부반을 1개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A씨를 치부반 반장에서 물량팀 관리조장으로 강등시키고 보직도 변경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반장은 월급제이지만 조장이 되면 시급제로 바뀌어 임급이 삭감되기 때문이다. A씨는 연휴 3일 쉰 것 때문이라면 너무 큰 불이익이고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이 같은 지시는 A씨에게 일을 하려면 하고 아니면 나가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A씨는 고민 끝에 사직서를 쓰기로 결심했지만 협력업체는 사직을 만류하고 이 조건으로 같이 일하자고 했다.

A씨는 8년 이상을 다닌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10일 사직서를 제출한 후 저녁에 직원들과 마지막 회식자리를 가지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회식을 마치고 새벽 1시쯤 집에 돌아온 A씨는 잠든 아이들을 보며 아내와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모멸감과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장 살리기 대책위원회, 경남민주행동, 노동당 경남도당, 정의당 경남도당은 13일 오전 10시 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의 죽음은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그 고통을 하청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정부와 자본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논평을 통해 “세계 경제 침체와 유가하락 등의 요인으로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고 빅3 등 조선산업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악화된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인건비 절감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며 “정치권과 노사정이 함께 국내 조선산업의 전망과 대책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고, 조선업종 기업들의 부실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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