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인체 무해", 22년 전 언론 보도 보니
[기자수첩] 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 언론은 자유롭나… 생각 없이 쓴 보도자료 기사의 해악
민관합동 폐손상조사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수를 8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살균제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 조금이라도 안전에 의문을 품었던 소비자라면 ‘살균제가 안전하다’는 기사를 보고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대다수 언론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비판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2001년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살균제 출시시점 당시 보도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놀랍게도 기사를 찾기 힘들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 검색결과 지난 15년 간 ‘가습기당번’의 안전성을 홍보한 기사는 단 두 건에 불과했다. 경향신문은 2004년 12월1일자 기사에서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습기를 추천하며 “가습기 전용 살균제를 사용하는 것도 가습기를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라며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애경)와 ‘가습기당번’(옥시싹싹)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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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1994년 12월2일 11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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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04년 12월1일 온라인판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1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 제품 홍보자료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언론도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언론은 수백 명의 폐가 굳은 다음에서야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혹자는 기자가 검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사건이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참사가 반복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직업적 책무를 져버린 궁색한 합리화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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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1994년 11월16일 11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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