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컴백 첫날 상한가 '상큼한 출발'

용환진,유태양 2016. 5.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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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계 '허니버터칩' 당기순익 1년새 4배↑PER 벌써 35배..내수위주 성장이 약점
11일 오전 8시 59분. 해태제과식품 임직원과 공동 상장주간사인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임직원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2층 홍보관에 모여 초조하게 최초 거래가 발표를 기다렸다. 지난달 말 청약경쟁률이 264.9대1에 달할 정도로 공모주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막상 본 거래에 들어가서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1만8950원.'

공모가인 1만5100원을 25% 이상 웃도는 가격으로 최초 거래가가 결정되자 좌중에서는 '야!' 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2001년 상장폐지 후 15년간 비상장사로 머물러 있다가 마침내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날 해태제과는 최초 거래가보다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만4600원에 장을 마치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63%나 오른 가격이다. 지난달 27~28일 해태제과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불과 2주 만에 63%의 평가이익을 얻게 됐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는 이날 상장기념식에서 "급변하는 과자업계의 트렌드에 발 빠르게 맞춰 나갔기에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공모가와 최초 거래가가 모두 높은 것은 그만큼 시장이 해태제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태제과식품은 1945년 설립된 옛 해태제과의 제과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와 2001년 설립된 기업으로, 2005년 경영권을 인수한 크라운제과의 자회사다. 옛 해태제과는 1972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지만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가 났고 2001년에는 증시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영광의 재건을 꿈꾸며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그때마다 부진한 증시 상황과 300%가 넘는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해태제과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2014년 출시된 허니버터칩이었다. 기존 한국 과자시장에는 없던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허니버터맛에 대중은 열광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허니버터칩의 인기 덕분에 2014년 6900억원에 그쳤던 해태제과 매출액은 2015년 7983억원까지 성장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 4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2015년 169억원으로 1년 사이에 4배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공모주 청약이 성황리에 끝났고 이날 공모가보다 63% 높은 가격에 장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도 허니버터칩에 대한 높은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비록 상장 첫날 큰 인기를 끌었지만 향후 해태제과 주가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나치게 높아진 몸값 때문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 11일 종가 기준으로 해태제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5배에 달해 경쟁업체보다 높은 편이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PER가 각각 33.1배, 23.2배이고 PBR는 1.3배와 3.3배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면서 "경쟁업체인 롯데제과는 토지·건물 등 대규모의 순자산을 보유한 데다가 과자시장 점유율 1위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고, 오리온도 중국 매출이 계속 늘고 있는 반면 해태는 이런 장점이 부족하기에 향후 주가의 상승 여력이 부족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오리온은 중국에서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고 롯데는 중앙아시아 및 인도에 진출 중"이라면서 "해태제과는 해외 진출보다는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국내 유소년 인구가 줄고 있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어 국내 과자 시장만으로 지속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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