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곤충 수프' 연내 식탁 오른다..대상, 대기업 첫 시제품 선봬

이새봄 2016. 5. 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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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소스·환자용 고단백 영양식도 준비
먹을 수 있는 곤충으로 만든 ‘식용곤충식’이 이르면 연내 각 가정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은 최근 식용곤충식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 중 테스트 제품을 선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곤충 산업 육성안을 발표하는 등 대내외 적으로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식품 기업이 직접 이 시장에 뛰어들어 판매를 목적으로 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그룹 계열사 정풍은 한국식용곤충연구소(KEIL)와 함께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에서 추출한 단백질 농축액을 넣은 레토르트 스프를 개발했다. 정풍은 대상의 가정간편식(HMR)과 레토르트, 소스류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식용곤충으로 만든 첫 제품은 ‘고소애 스프’로 고소애 단백질 농축액이 약 5% 들어가 있다. 호박·양송이·콘스프 등 총 3가지 제품이 우선 출시되며 이달 19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리는 서울도시농업박람회 내 한국식용곤충연구소 '빠삐용의 키친'부스를 통해 시제품을 선보인다. 가격은 한 봉(150g)에 2000원 선으로 1000원 후반~2000원 후반에 판매되고 있는 기존 레토르트 스프와 큰 차이가 없다.

우상환 정풍 영업본부장은 “정식 출시에 앞서 양산된 제품을 미리 선보이는 것”이라며 “패키지 등이 완성된 정식 제품은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풍 측은 KEIL과 협의 후 모기업 대상에 관련 제품을 상품화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우 본부장은 “일단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분야라 스프를 첫 제품으로 내 놨지만 향후 식용곤충을 원료로 하는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두하고 있는 다음 제품은 파스타 소스다. 우 본부장은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는 ‘알리오 올리오’ 소스 같은 경우 고소애에서 나온 오일을 일부 사용하면 더 풍미가 살아날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곤충에 들어있는 단백질 함유량이 소고기에 비해 높은 만큼, 고단백 영양식이 필요한 환자식도 개발하고 있다. 소고기 100g에 단백질이 21g 들어있다면 고소애에는 약 50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즉 육류보다 적은 양의 식용곤충으로도 유사한 수준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풍 측은 식용곤충을 다양한 식품의 원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식용곤충연구소(KEIL)와 고소애·벼메두기 등을 활용한 추출·농축·분말 등에 대한 실험을 진행 해 왔고, 지난해 12월경 식용곤충을 활용한 단백질 소재개발 공동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공동 연구 결과 대부분의 음식에 큰 제조 공정 변화 없이 식용곤충 성분을 넣을 수 있는 ‘식용곤충가수분해단백질’(식용곤충성분의 액상 단백질)개발에 성공했다. 김용욱 식용곤충연구소장은 “식용곤충식을 만들기 위해 과거에는 주로 분말을 사용했지만 식감 등의 문제로 적용분야가 쿠키 등으로 한정돼 액상소스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식용곤충식 시장 규모는 100억원 대 미만으로 미미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2020년 약 1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대중이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이 사라지면 시장 규모는 무한대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상 역시 이를 내다보고 시장 선점효과를 위해 일찍 연구에 돌입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 3월 식용곤충연구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연구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급이 선행되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소애보다도 먼저 식재료로 허용된 곤충인 ‘벼메뚜기’는 기술 개발이 완료 됐음에도 아직 제품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류대현 정풍 영업본부 팀장은 “벼메뚜기는 아직 제대로 된 양식 업체가 없어서, 귀할 때는 kg가격이 18만원을 호가할 때도 있다”며 “추출·탈색 과정까지 포함하면 너무 고비용이라 제품화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김용욱 소장도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위해 스마트융복합곤충농장 등 대량 생산체계가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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