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트존>LPGA 24명 헌액.. 한국 선수론 박세리 '유일' 박인비는 '예약'

전현진 기자 2016. 5. 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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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인비
여배우 디나 쇼어
흑인 최초의 PGA 멤버 찰리 시포드.
디오픈 초대 챔프 윌리 파크 시니어.
한국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세리.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자하리아스.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 월드 골프 빌리지의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골프 ‘명예의 전당’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헌액은 스포츠 선수로선 최고의 영예다. 종목마다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고 있다. 뛰어난 기량은 명예의 전당 헌액의 필수조건. 하지만 아무리 빼어난 선수라고 하더라도 흠잡을 데 없는 인품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명예의 전당이란 영예를 품을 수 없다. 명예의 전당 멤버는 그래서 사랑을 받는 동시에 존경을 받는다. 가입 조건은 종목마다 다르지만, 매우 까다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골프 명예의 전당은 현역 선수뿐 아니라 은퇴자, 골프 기고가, 골프장 설계자 등에게도 문호가 개방돼 있지만 발을 들여놓기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미국프로골프(PGA)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WGHF)과 ‘통합’돼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WGHF와는 별도의 기준을 두고 명예의 전당을 운영한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면 성대한 기념식의 주인공이 되고, 자신의 골프 여정은 ‘역사’로 남는다. 골프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기억된다. WGHF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 월드 골프 빌리지에 있고, LPGA 명예의 전당은 WGHF 내에 있다.

세인트 오거스틴은 1565년 조성돼 미국에 현존하는 도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년 내내 따뜻하고 대서양이 바로 보여 관광 도시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 있는 월드 골프 빌리지는 아널드 파머(86·미국)와 잭 니클라우스(76·미국), 샘 스니드(1912년생·미국)와 진 사라젠(1902년생·미국)이 디자인한 아름다운 골프장 2곳이 자리 잡고 있다. WGHF는 이곳에 있는 박물관 형태의 건물을 말한다. WGHF 안에는 골프의 역사는 물론 명예의 전당 멤버의 사진과 비디오 등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19.5달러(약 2만2800원)며 18홀 골프코스 이용료가 포함된다.

◇누가 명예를 얻는가=WGHF의 명예의 전당에는 지금까지 150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현직 선수는 물론 골프 발전에 공을 세운 인물까지 헌액됐다.

WGHF는 지난 3월 나이 제한을 종전 4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바꿨다. 선수 생명이 길어져 40세를 넘기고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필 미켈슨(46·미국)은 2012년 42세의 나이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지만 여전히 필드를 누비고 있다.

WGHF는 남녀 선수, 베테랑, 공헌 등 4개 부문에서 2년에 한 번씩 명예의 전당 헌액자를 선정한다. 남녀 선수는 최소 2차례 이상의 메이저대회 우승, 또는 15회 이상(PGA·LPGA·유러피언·아시안 투어 등)의 우승을 채워야 한다.

또 WGHF 관계자, 골프 발전에 헌신한 이들도 가입할 수 있다. 베테랑 부문은 1980년 이전의 성적을 평가해 선정한다. 이 부문은 최소 우승 조건이 없으며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도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수 있다.

WGHF는 선정위원 16명의 투표를 통해 최소 75% 이상의 지지를 얻은 사람을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결정한다. 75%를 채운 득표자가 없을 경우엔 최다 득표자가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최대 5명까지 헌액될 수 있다. 2017년 공동 선정위원장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잭 니클라우스, 애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 낸시 로페스(59·미국), 게리 플레이어(80·남아프리카공화국)다. PGA는 WGHF와 함께 명예의 전당을 운영한다.

LPGA의 명예의 전당엔 지금까지 모두 24명이 헌액됐다. LPGA의 명예의 전당은 현역 선수, 그리고 은퇴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베테랑 부문으로 나뉜다. 현역 선수의 명예의 전당 헌액 조건은 △LPGA투어 활동 10년 이상 △메이저대회 우승, 베어트로피(LPGA 선수 중 평균 타수가 가장 낮은 선수에게 주는 상) 수상, 롤렉스 ‘올해의 선수’ 선정 중 최소 1개 이상의 경력 △포인트 27(메이저 우승 2점, LPGA 우승 1점, 베어트로피·올해의 선수 1점) 이상이다. LPGA 명예의 전당 조건은 나이 제한을 제외하곤 WGHF보다 까다롭다. WGHF에 2015년 헌액된 로라 데이비스(52·영국)는 메이저대회에서 4회, LPGA투어에서 16차례 우승했지만 포인트 27에 2점이 모자라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LPGA 명예의 전당 베테랑 부문은 △LPGA투어 활동 10년 이상 △은퇴한 뒤 5년 경과 △메이저대회 우승, 베어트로피 수상, 롤렉스 ‘올해의 선수’ 선정 중 최소 1개 이상의 경력 등이 후보 자격 조건이다. 후보로 뽑히기 위해선 베테랑 선정위원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 위해서는 투표권을 지닌 LPGA 회원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을 빛낸 ‘박 시스터스’=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박세리(38)가 유일하다. 박세리는 2007년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엔 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되면 자동으로 WGHF에 헌액됐다. 박세리는 2004년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으로 포인트 27을 채웠다. 또 2003년 베어트로피를 수상했으며, 5차례 메이저대회 우승, 24회 L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2007년 11월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에 참가하면서 10년 동안 선수로 활동해야 하는 기준까지 채웠다. 가장 최근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른 건 박세리다.

박인비(27)는 2016년 시즌을 소화해 10년 활동 기준을 채우면 LPGA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한국인으론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러나 WGHF 명예의 전당 가입 기준이 강화돼 WGH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 위해서는 23년이 지나야 한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처음으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아시아인 최초의 LPGA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히구치 히사코(67). 그는 1977년 우먼스 PGA챔피언십을 제패,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자로 등록됐고 2003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LPGA투어 통산 17회 우승을 차지한 오카모토 아야코(65)는 2005년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또 1957년 일본 최초의 세계대회 우승자인 아오키 이사오(73)는 2004년, 일본 투어 통산 94승을 기록하고 12차례 상금 기록을 갈아치운 오자키 마사시(69)는 2011년 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색 경력의 소유자=1932년 LA올림픽 여자 육상에서 2개의 금메달(80m 허들·창던지기)과 1개의 은메달(높이뛰기)을 획득했던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1911년생·미국)는 1951년 LPGA 명예의 전당에 발을 들여놓았다. LPGA 창립자 중 한 명인 자하리아스는 “아널드 파머를 제외하고 갤러리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육상과 골프는 물론 농구, 사이클, 야구, 피겨스케이팅 등에서 빼어난 기량을 펼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연습 경기에선 전설적인 강타자 조 디마지오를 삼진으로 아웃시킨 적도 있다. 놀라운 운동 신경과 달리 앳된 외모로 인기를 누렸던 자하리아스는 1935년 우연히 골프에 입문, 1947년 프로로 데뷔했고 1956년 45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자하리아스는 통산 82개 대회 우승, 16회 연속 우승, PGA투어 사상 첫 여성 컷오프 통과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윌리 파크 부자는 명예의 전당에도 함께 등록됐다. 2005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아버지 윌리 파크 시니어(1833년생·스코틀랜드)는 프로 골프의 개척자로 불린다. 1860년 제1회 브리티시 오픈을 포함해 4차례(1863·1866·1875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3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윌리 파크 주니어(1864년생)는 1887년과 1889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했다.

백인 ‘전용’이었던 골프에서 인종 차별의 장벽을 허문 최초의 흑인 PGA 멤버 찰리 시포드는 2004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시포드는 1961년 골프 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난 39세에 PGA 회원이 됐다. 타이거 우즈(41·미국)는 시포드를 ‘할아버지’에 비유했으며 2015년 2월 시포드가 92세 나이로 숨을 거뒀을 때 “시포드와 다른 선배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세기 초 인기를 누렸던 가수이자 여배우 디나 쇼어는 1994년 뒤늦게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쇼어는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골프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며, 56세였던 1972년 콜게이트 디나 쇼어 골프 토너먼트를 창설했다. 이 대회는 여자 골프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ANA 인스피레이션의 모태가 됐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골프 발전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1998년 PGA와 WGHF가 사실상 통합되면서 첫 명예의 전당 헌액자 중 한 사람이 됐다. 2017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에 포함되자 그는 “첫 명예의 전당 헌액자 이름에 내 이름이 올라갔을 때가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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