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를 주면 다리를 벌린다? 한양대 강의 논란.."학생들 거센 항의"

박효진 기자 2016. 5. 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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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전교생이 듣는 필수 강의에 여성 혐오와 편견을 일으키는 이미지를 강의자료로 사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한양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생회 측은 "2016-1학기 HELP 9주차 수업에서 눈으로 믿기 힘든 내용이 발견됐다"며 "'HELP'의 혐오와 차별, 리더십센터는 답해야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문제가 된 ‘휴먼리더십(HELP)수업’은 한양대인재발원 리더십센터에서 주관하는 전교생 필수 과목이다.

첫 번째로 공개된 사진 속에는 남성의 손이 반지를 내밀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여성의 다리가 벌어지는 사진이다.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또 한 장의 사진에는 근육질의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의 사진이 있다. 하지만 여성의 손은 근육이 붙은 몸매의 남자가 내민 반지 상자만 받아 열어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 강의는 '마음을 훔쳐라! 욕망을 자극하라! 꿈을 팔아라!' 라는 소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사진이 예시로 사용된 것이다"라고 밝히며 "본 사진은 강의의 목적과는 전혀 무관할 뿐더러 그 내용 자체가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학생회는 "단 두 장의 사진 속에 여성 혐오와 외모에 대한 차별, 황금 만능주의의 관점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며 "수업에 포함된 본 사진을 즉각 삭제와 리더십 센터의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의 요구에 리더십센터는 지난 10일 해당 강의를 삭제했다. 또한 학내 시스템 공지를 통해 "감성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강의에 활용된 사례는 교육상으로 부적절했다"며 "해당 교수님과 협의를 통해 곧바로 삭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반지 이미지가 활용된 해당 강의뿐 아니라 과거 '아이디어 제품 개발' 관련 강의도 문제적 사례로 제기됐다. 이 강의에서는 여성의 속옷을 소재로 한 제품들이 예시로 등장했다.

'흰 원피스 속 빨간색 T팬티'가 비치지 않도록 등장한 제품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브래지어 끈이 자꾸 아래로 흘러내리는 여성을 위해 등장한 제품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지하철에서 다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소해 준다는 제품이다.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학생들은 "상상력으로 개발한 상품들이라면서 강의시간에 계속 이런 예시들만 이야기했다. 굳이 창의적인 상품으로 저런 예시들 사용했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리더십 센터의 답변을 받은 한양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혐오와 외모차별 사진사용에 항의하는 총학생회 성명에 대해 오늘 리더십센터에서 답변이 도착했다"며 "여러분이 판단하시길 바란다"며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하지만 한양대학교 재학생들과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이 강의는 여성 혐오 문제들을 대놓고 보여준 사례"라며 "리더십 센터서에서만 책임 사과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 담당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더쉽센터와 학교 측의 행태를 규탄하고자 ‘정의당 한양대 학생위원회’와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한양대 모임’이 공동으로 11일 규탄 발언대 행사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사진=페이스북.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월담>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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