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흰우유 재고 대란'..실적부진 해결책 찾기 '분주'

양길모 2016. 5. 10. 15: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식습관 변화와 원유연동가격제로 침체 장기화
프리미엄 중국시장 선택이 아닌 필수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저출산과 시장 포화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유업계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넘쳐나는 우유 재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생산 감축 등으로 재고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우유를 덜 마시는 식습관이 굳어지면서 흰우유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낙농진흥회와 유업계에 따르면 흰우유 1인당 소비량은 2012년 28.1㎏, 2013년 27.7㎏, 2014년 26.9㎏으로 매년 줄고 있다.

유가공업체가 쓰고 남은 분유 재고는 지난해 12월 기준 25만2762t으로, 최고치였던 지난해 3월 28만654t에 비해 10%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좀처럼 우유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재고가 쌓이는 이유는 우유 소비가 줄어도 가격은 오르는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이다.

'원유가격연동제' 2012년 도입된 제도로, 매년 8월1일 통계청이 발표한 우유 생산비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원유의 기본가격과 등급가격을 정하게 된다.

정부는 과거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3~5년에 한 번씩 낙농진흥회를 통해 원유가격을 협상하면서 생기던 잡음을 없애기 위해 지난 2012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당국이 가격결정권을 가짐으로써 원유가격 협상 시 마다 반복되던 낙농가의 단식농성, 납품중단 등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제도는 생산비 변화만을 원유 기본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나 과잉생산 등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공급과잉 속에 남아도는 우유가 늘어남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웃지 못 할 상황을 만들었다.

우유의 소비가 줄어들자 유업계에서는 실적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 및 사업 다각화에 분주하다.

우선 최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발효유나 치즈 사업 다각화는 물론 최근 신흥시장으로 커져가고 있는 중국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비전선포식을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커피전문점 '폴바셋'과 바리스타, 카페라떼 등 컵커피 제품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중국의 대형 유통업체 화련젬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화련그룹은 백화점 86개, 마트 2400개를 보유하고 있어 매일유업의 제품 공급망 확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양유업과 서울우유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현재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적극 검토 중에 있으며, 중국에서 다각화된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 판매 촉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우유도 지난해 화련젬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고려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은 사상 최악의 원유 재고량과 소비 부진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와는 달리 중국 소비자들은 유제품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유업계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dios10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