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이숨 로비의혹' 최유정변호사 체포..수사 급물살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정운호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이자 '전방위 전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가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최 변호사 남편을 자처하면서 최 변호사와 함께 행동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이모씨의 행방도 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9일 최 변호사와 최 변호사 사무장 권모씨를 각각 변호사법 위반, 증거인멸 혐의로 전북 전주에서 체포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수사가 시작된 후 이씨, 권 사무장과 함께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였다.
최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관련 거액 수임료·전관 로비와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전 대표(40) 사건 관련 전관 로비 등 크게 두 사안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건의 관계자로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대표와 송 전 대표 두 사람을 연일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 주 금요일에는 이숨투자자문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를 불러 최 변호사와 송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정 대표 '원정도박' 사건을 수임하면서 20억원이라는 거액의 수임료를 받아챙기고 성공보수 30억을 요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 대표 측은 당시 최 변호사가 "H 부장판사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해주겠다. 이 재판부에 배당되면 2심에서 반드시 풀려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법연수원 동기인 S 부장검사를 찾아가 구형량을 낮춰달라고 요청하는 등 법원과 검찰을 상대로 여러 차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송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서울중앙지법 K 부장판사에게 선처를 부탁하며 한 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송 전 대표 다른 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이 송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전관 예우 판결'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C 부장판사는 최 변호사와 같은 지역 출신으로 최 변호사가 판사로 재직할 때 근무지도 여러 차례 겹쳤다.
검찰은 현재까지 정 대표, 송 전 대표, 이숨투자자문 피해자들을 상대로 개별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최 변호사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변호사, 군산지원 부장판사 끝으로 퇴직
최 변호사는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옷을 벗었다. 이후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다가 나온 뒤 개인법률사무소를 열었다.
한편 검찰은 잠적한 이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변호사의 남편을 자처하고 있는 이씨는 최 변호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깊숙이 관여돼 있다.
최 변호사가 구치소에서 폭행당했다며 정 대표를 지난 4월 경찰에 고소할 당시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은 이씨다. 고소 이후 양측이 서로에 대한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이 사건은 이른바 '정운호 전방위 로비의혹'으로 비화됐다.
또 이씨는 이숨투자자문의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숨투자자문은 유사수신업과 관련돼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경찰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 위해 이씨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송 전 대표로부터 최 변호사와 별개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최 변호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일부 증거를 폐기·은닉한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정운호 전방위 로비 의혹' 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오랜 기간 브로커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관련 전과만 5개가 있다. 이씨는 수백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 등에게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며 그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지난 2012년 기소됐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검사, 변호사, 검찰 수사관 등과 친분관계를 맺고 현직 경찰관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변호인 선임이나 수배현황 조회 등의 편의를 제공한 정황이 발견된다"면서도 "사건 청탁 명목의 금품을 교부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자신의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전력도 있다. 알루미늄 가격을 부풀려 신고해 17억여원 상당의 조세를 빼돌린 혐의로 2012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씨는 브로커 활동으로 여러 차례 수사를 받던 중 외국으로 도망쳤다가 강제출국당해 법정에 선 적도 있다. 이씨는 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2008년 중국 여권을 위조해 중국 선양으로 도망쳤다가 태국에서 출국당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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