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운호 구명 로비 의혹' 변호사 체포

2016. 5. 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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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아‘전관’임을 내세워 부당한 변론 활동을 벌인 의혹을 받은 최아무개(46) 변호사가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9일 저녁 9시께 전주에서 최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의 사무장인 권아무개씨도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됐다.

부장판사 출신 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상습도박으로 구속 기소된 정씨의 항소심 변호를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정씨에게 보석을 약속하고, 수임료 20억원과 성공보수 30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월 정씨의 보석신청이 기각되고,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정씨는 성공보수금은 물론 수임료도 돌려달라고 했고, 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정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 갈등은 곧 전관 변호사의 ‘법조로비’로 번졌다. 최 변호사가 과다 수임료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에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최 변호사는 정씨의 항소심 구형량 낮추기 위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찾아갔다. 이 부장검사는 최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다.

최 변호사는 또 지난해 13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실질 대표 송아무개씨의 사건에서도 20억원대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도 않은 채 송씨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변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씨는 지난달 4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상대로 사건 수임 과정 전반을 추궁하는 한편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교도소에서 접견하면서 로비 관련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녹취물의 행방에 대해서도 물어볼 예정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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