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의윤, '절친 닮은꼴' 박병호를 능가하나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16. 5.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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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의윤. SK와이번스 제공

SK 정의윤(30)은 자신이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와 비교되는 것에 정색을 하며 손사래를 친다. 이미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와 이제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자신을 비교하는 것부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정의윤이 쌓아가는 커리어를 보면 자연스럽게 박병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4년이라는 시간차가 있지만 걸어가는 길이 꼭 닮았다.

둘은 2005년 LG 입단 동기로 ‘절친’이다. 당시 우타 거포에 목말랐던 LG는 고교무대에서 탁월한 힘을 자랑하던 기대주 2명을 2004년 여름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했는데 성남고 박병호(1차 지명)와 부산고 정의윤(2차 1번 지명)이 주인공들이다.

LG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적후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도약했다는 점도 같다.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이듬해 홈런왕(31개)을 포함해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MVP로 우뚝 섰다. 이후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MVP 2연패도 달성했다. 2015년에는 3할4푼3리의 고타율에 53홈런을 쳐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했고, 역대 최고타점 기록(146)까지 더하며 메이저리그 꿈을 이뤘다.

정의윤은 지난해 7월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10년간 몸담았던 LG를 떠나 SK 유니폼을 입었다. 극심한 팀 타격 부진이 길어지던 상황에서 정의윤은 5위 다툼이 치열했던 9월 이후 타율 4할6리, 9홈런 23타점으로 공격에 앞장서 SK를 3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이전까지 한 번도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던 정의윤은 시즌을 절반만 치르고도 타율 3할2푼, 14홈런 51타점, 38득점으로 개인 최고성적을 찍었다.

정의윤은 올해 더 무서운 타자로 진화했다. 4번 타자 정의윤은 현재 타율 3할3푼9리(121타수 41안타)에 7홈런 36타점 14득점을 기록중이다. 30경기에서 36타점을 뽑았으니 ‘타점기계’라 부를 만하다. 2위 박동원(넥센)에 10타점이나 앞선 단독 1위다. 득점권 타율은 4할5푼7리에 달하고, 홈런은 공동 2위다.

지난해 박병호의 이적 시즌 성적을 뛰어넘은 정의윤은 풀타임 첫해 성적도 박병호를 넘어서고 있다. 박병호는 2012년에 타율 2할9푼,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34홈런 173타점을 올릴 수 있다. 당시 팀당 133경기에서 11경기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의윤의 초반 기세가 대단하다.

출발은 늦었지만 대반전을 이룬 박병호를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의윤의 성공기가 어디까지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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