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보고서 조작 혐의 교수 영장..개인 계좌 1200만원 받아

이유정.고정애 2016. 5. 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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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도 5000만~6000만원 부풀려출국금지 호서대 교수도 내주 소환영국 본사 CEO 유족 만나 유감 표명"얘기 안듣고 약속 많다고 자리 떠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김덕종씨(오른쪽 둘째)와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오른쪽)이 6일 런던 외곽의 옥시 영국 본사 앞에서 “아기와 임산부 103명이 살균제 탓에 숨졌다”고 항의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로부터 금품을 받고 조작된 가습기 살균제 실험 보고서를 만든 혐의로 서울대 조모(57) 교수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발부되면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첫 구속자가 된다. 정부는 2011년에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지난 4일 조 교수를 긴급 체포했다. 수사팀은 6일 그에 대해 수뢰 후 부정처사, 사기, 증거조작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2011년 옥시로부터 자사 가습기 살균제 ‘옥시 싹싹 뉴 가습기 당번’의 독성 실험 연구용역을 의뢰받고 그해 10~11월 실험을 진행했다. 검찰 조사에서 그가 옥시에 불리한 생식독성 실험 결과를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한 어미 쥐 15마리 중 13마리의 배 속에서 새끼쥐가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옥시는 그해 8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 질환의 위험 요소”라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국내외 연구팀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연구를 맡겼다.

옥시는 조 교수의 연구비로 서울대에 2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검찰은 조 교수가 연구비 집행 내역 중 인건·기자재비를 5000만~6000만원가량 부풀린 것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사기죄를 적용했다. 조 교수는 개인 계좌로도 12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민영화)해 서울대 교수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하지만 ‘서울대 법인화법’에 따라 업무와 관련해 부정한 돈을 받으면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뇌물죄로 처벌받는다. 검찰은 조 교수에게 공무원이 금품을 받고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행위를 했을 때 적용하는 ‘수뢰 후 부정처사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옥시로부터 1억원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실험을 한 호서대의 유모 교수도 다음주 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유 교수는 옥시 직원 10여 명을 동원해 직원들 집에서 실험을 한 뒤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 때 옥시에 유리한 진술서를 제출하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출국이 금지돼 있다.

한편 6일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RB)에서 라케시 카푸어 최고경영자(CEO)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소방관 김덕종씨, 이 사건에 관여해온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이 40분간 만났다.

김씨는 “카푸어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했던 말을 5분간 쭉 되풀이했다. 그건 주주들에게 하는 사과의 말에 불과하다. 피해자에게 하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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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어 대표는 전날 주총에서 “이 같은 피해가 야기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개인적으로 매우 미안하다”고 발언했다.

최 소장은 “카푸어 대표는 우리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자신이 (이번 사태 때문에) 잡혀 있던 많은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면서 떠났다. 황당했다. 한국에 와서 피해자들 앞에서 사과하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오후 영국 형사법 전문가를 만나 RB를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유정 기자, 런던=고정애 특파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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