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의 자격' 증명한 이대호, 벤치 있기엔 아쉬워

rap 2016. 5. 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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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6일 경기서 결장하며 플래툰 시스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날 멀티 홈런 활약에도 상대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발로 우완 크리스 데벤스키가 나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플래툰 시스템은 각 포지션에 두 명 이상의 주전급 선수를 둬 상황에 따라 선발 출전 선수를 달리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1949년 뉴욕 양키스의 케이시 스텡걸 감독에 의해 도입됐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를 스타팅 멤버로 투입하여 점수를 낸 뒤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교체하거나 실력이 비등한 선수들을 두고 경쟁을 유도해 전력 향상을 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대호의 경우는 상대 선발에 따라 좌타자 아담 린드와 번갈아 출전하고 있다.

문제는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 성적에도 플래툰 시스템이 썩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애틀은 6일 승리로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2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격차를 2.5게임으로 벌렸다. 이 4연승엔 5일 경기서 이대호의 홈런 두방이 크게 기여했다. 시애틀은 6일에도 6-3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대호를 대신해 선발로 나선 린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린드는 올 시즌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64(11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지만 정작 우완을 상대로는 타율 0.206 출루율 0.227로 저조하다. 

스캇 서비스 감독의 오락가락 전술도 지적된다. 5일 경기선 우완 불펜이 나왔음에도 이대호를 출전시켰다. 서비스 감독은 “기록을 기반으로 경기를 해야 하지만, 느낌이 있었다. 아직 초반이었고, 이대호에게 기회를 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 대신 본인의 감에 의존해 경기를 운용한다는 뜻이다. 반면 6일엔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해 이대호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팀은 이겼지만 이해할 수 없는 기용 방식임에 분명하다.

시애틀의 마지막 가을 야구는 2001년으로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팩스턴과 워커의 유망주 듀오를 앞세워 일부 전문가에게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지구 순위 4위에 그쳤다. 리그 최하위의 득점권 타율(0.231)이 문제였다.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전무했다.

이대호는 시애틀이 원했던 해결사가 되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여줬다. 이대호의 타율은 0.281이지만 무려 8타수당 1홈런(32타수 4홈런)에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안타 9개중 4개가 홈런이며 장타율도 0.656나 된다. 5일 경기를 포함해 팀에 짜릿한 역전승도 거푸 안겨줬다. 그저 벤치에 머무르며 간간히 출장하는 선수로 남기엔 이대호가 보여준 임팩트가 크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사진=시애틀 매리너스 공식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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