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선불카드

2016. 5. 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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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따라 사용 불가 가맹점 많아수익 적어 카드사도 마케팅 소극적작년 사용액 전년대비 40% 급감

한때 선물용으로 각광받던 선불카드(기프트카드) 사용액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지난해 들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감했다. 가맹점이 적어 쓰기 불편한 데다 카드사들도 사실상 외면하고 있어서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선불카드 이용액은 5413억원으로 전년(9012억원)보다 39.9% 줄었다. 선불카드 이용액은 2010년 2조37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2조226억원, 2012년 1조6038억원, 2013년 1조2102억원 등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이용액은 4분의 1 수준이다.

선불카드가 갈수록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이 불편해 찾는 이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훨씬 적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과 같은 부가 서비스 혜택도 대부분 받지 못한다.

선불카드의 수익성이 낮아 카드사들이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신용카드는 한번 발급받으면 보통 유효기간 만료까지 몇 년 이상 쓰지만, 선불카드는 발급 당시 충전된 금액만 사용하고 대부분 버려진다. 카드사로서는 발급비용이 많이 드는데 사용금액은 적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카드사가 누려오던 낙전 수입이 사라지게 된 탓도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소비자들은 선불카드 잔액이 적으면 보통 환불받지 않고 버린다. 덕분에 그간 카드사들은 연간 수십억원의 수입을 챙겨왔지만, 올해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앞으로는 미사용 잔액을 여신금융협회가 설립하는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 사이에서는 선불카드 사업을 접는 게 낫겠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최근 온라인 판매를 중단,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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