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바가지요금·술판.. '민망한 야구장'
어린이날이 낀 황금연휴기간 전국의 야구장은 뜨거운 야구열기 만큼이나 암표상과 바가지 요금, 술판으로 얼룩졌다. 이날 오후 정오쯤 LG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 2시간 전 한 낯선 남자가 슬그머니 다가와 “외야석 4만원, 몇 장 안 남았다”고 했다. 암표상이다. 기자가 “2만원은 안 되냐”고 흥정하자 암표상은 “3만원 오케이”라고 했다. 반응이 없자 판매가는 다시 2만5000원으로 내려갔다.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 암표상들은 야구장 주변을 맴돌며 티켓 판매에 열을 올렸다. 경기 이틀 전에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7000원짜리 외야석 표가 10배가 뛴 6만∼7만원에 거래됐다.
정부가 야구장 내 ‘맥주보이’를 전면 허용하면서 주류 판매가 활성화됐지만, 야구장 곳곳에서 고성과 폭력 시비가 잇따랐다. 관중석 곳곳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술 냄새가 진동했다. 지난해부터 바뀐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라 알코올 도수 5도가 넘는 주류는 반입이 금지됐지만 소용없었다. 물병에 소주를 넣어 몰래 반입하는 풍경은 여전했고, 음료를 파는 상인들도 “팩소주 정도는 다들 가방 안에 넣고 들어간다”며 거들었다. 경기가 치열해지자 술 취한 관중들의 고성 방가로 얼굴을 찡그리는 이들도 많았다. 비슷한 시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도 주류 판매와 더불어 바가지 요금이 극성을 부렸다.
5일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내 매점 진열대에 시중보다 턱없이 비싼 가격표가 내걸려 있다. 김기환 기자 |
한 상인은 “야구경기가 매일 있는 게 아니지 않냐. 이렇게 받지 않으면 손해다”고 반박했다. 두 아들과 야구장을 찾은 이진석(39·수원 조원동)씨는 “일부 성인들이 술 취해 욕설을 하고 상대편 응원단과 시비가 붙는 등 보기가 민망했다”며 “야구장 내 주류 판매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반입 물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공항 검사처럼 꽁꽁 숨겨온 술까지 색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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