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스타로 뜨려면요.." 돈벌이 악용되는 '소통 SNS'

2016. 5. 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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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시장 커지자 '마케터' 등장 업체 홍보 노하우 등 알려줘 2시간에 75만원 고액과외까지 인기 계정 수백∼수천만원 거래"광고 이용 규제 고민할 때"

“무도(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나 CJ(케이블채널) 영상은 (올렸다간) 계정 정지될 가능성이 높고요….”

6일 서울 강동구의 한 카페에서 자신을 ‘사설 마케터’로 소개한 김모(27)씨가 이른바 ‘페북(페이스북) 스타’가 되는 노하우를 하나씩 풀어냈다. 수십장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팔로어 늘리는 법’부터 ‘광고 수익 올리는 법’까지 페이스북 계정과 페이지 운영에 관한 내용이 꼼꼼히 담겨 있었다. ‘(다른 사람의) 재미없는 게시물에까지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꼭 친구로 추가하라’, ‘공중파 방송 영상도 15초만 넘지 않으면 걸리지 않는다’는 식이었다.

김씨는 “대학생과 주부, 퇴직자 등 40여명에게 강의를 했다”며 “카카오톡 강의는 두세 시간에 40만∼75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한 인터넷 업체를 홍보해 주고 600만원을 받은 내역서를 보여주며 “열심히 하면 월 1000만원도 번다”고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시장이 커지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돈벌이를 하는 마케터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 선에 거래된다. 한 계정 거래 카페에는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3660건에 달하는 매매글이 등록됐다. 아이돌 팬 페이지부터 맛집, 유머 페이지 등이 팔로어 1명당 10∼2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팔로어가 100만명을 넘는 곳 중 1억원을 호가하는 페이지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광고 수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마케터가 특정 애플리케이션 설치나 가입을 유도하면 건당 수수료로 1000∼2000원을 받는다. 페이지에 올린 홍보 링크가 클릭·좋아요로 이어지면 건당 10원씩 받기도 한다. 음식점 동영상을 올려주는 대가로 100만∼300만원을 요구하는 맛집 소개 페이지도 있다. 소셜홍보업체 관계자는 “성인 채팅 앱을 광고해 휴대전화 인증을 유도하면 건당 4000원 이상”이라며 “최근 숙박업소·음식점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사례와 같은 사설 강의도 성행 중이다. 한 강의 사이트 관계자는 “전화나 메신저로 진행하면 1회당 30만원, 쇼핑몰 등 업체 대상은 100만원 선”이라고 안내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선정적인 게시물이 홍수를 이루는 등 폐해도 적지 않다. 음란물 게시는 기본이고 “좋아요 10만을 달성하면 살아있는 쥐를 먹겠다”고 ‘공약’을 내건 뒤 ‘인증’ 동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한국소셜미디어전문가협회 김영모 부회장은 “페이스북 페이지가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소통이라는 애초 취지가 퇴색한 지 오래”라며 “최근 방송 기능까지 추가된 만큼 적절한 규제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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