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도민구단인데.. 잘 나가는 성남 FC vs 뒷걸음질 인천 유나이티드

김태현 기자 2016. 5. 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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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 '애정'따라 상승-추락
성남 FC의 골잡이 황의조(왼쪽)가 지난달 13일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진성욱이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9라운드에 경기에서 왼발 슈팅을 날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10월 4일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FC와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3라운드에서 0대 1로 패한 뒤 눈물을 쏟았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것이 자기 책임이라며 괴로워했다. 열악한 재정과 자꾸만 빠져나가는 핵심 선수들 그리고 성적 하락…. 김 감독의 눈물은 K리그 시·도민구단 감독들의 암울한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현재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 리그)의 23개 구단 중 시·도민구단은 14개(군·경 협력 체제 포함)에 달한다. 대부분의 시·도민구단은 운영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성적은 크게 엇갈린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6일 현재 시민구단 성남 FC는 5승3무1패(승점 18)로 2위에 올라 있다. 통일그룹이 2013 시즌을 끝으로 성남 일화 축구단 운영권을 포기하자 성남시는 그해 10월 축구단을 인수했다. 성남은 2014년 9월 김학범 감독이 취임한 이후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성남은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4 시즌 FA컵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엔 시·도민구단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남이 선전하자 관중이 경기장으로 몰렸다. 2015 시즌 평균 관중은 전 시즌에 비해 50.8%가 증가했다.

성남의 흥행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이 구단주이다. 축구 문외한이었던 그는 성남을 인수한 뒤 열렬한 축구 팬이 됐다. 우선 구단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성남은 시 예산과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연간 총 150억원 규모의 운영비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주는 팬들의 관심을 끄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수원 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과 함께 만들어 낸 ‘깃발라시코’가 대표적이다.

반면 인천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2003년 창단돼 ‘시·도민구단의 롤모델’로 통했던 인천은 2005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13승5패6무(승점 45)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려 온 인천은 2년 전부터 후원금과 관중 입장료 저하 등으로 2014년부터 각종 선수 수당을 지급하지 못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흔들리는 인천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6일 기준으로 클래식 12개 팀 중 유일하게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무5패를 기록 중이다.

챌리지에서도 시·도민구단의 명암은 엇갈린다. 현재 구단주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안산 무궁화, 강원 FC, 대구 FC, 부천 FC 1995는 1∼4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시민구단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안산의 제종길 구단주는 FC 안양 이필운 구단주에게 오는 14일 경기에서 패한 팀 구단주가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하루 동안 집무를 보자고 도전장을 던졌다. 팬들의 관심을 끌고 챌린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한 것이다.

경남 FC는 여전히 미래가 불투명하다. 경남은 2014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광주 FC에 패해 챌린지로 강등된 이후 급격하게 추락했다. 지난해 9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몸값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을 횡령하고, 심판을 매수한 혐의로 안종복 전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또 지난 2월엔 박치근 대표이사와 정모 총괄팀장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허위서명부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구단 이미지에 또 흠집이 났다. 경남은 심판을 매수한 혐의로 이번 시즌 승점 10점 감점의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2승2무3패를 기록 중이지만 여전히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의 시·도민구단은 막대한 중계권료와 기업들의 스폰서, 선수들의 이적료, 마케팅 등으로 수익 구조가 튼튼하다. 그러나 한국의 시·도민구단의 경우 이런 곳에서 수익을 거의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방정부의 지원금과 구단주가 끌어오는 스폰서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축구 전문가들은 “시·도민구단의 궁극적인 목적은 축구를 통해 시·도민에게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며 “일본처럼 지역 밀착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시도해 지역민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성원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들의 세금과 스폰서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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