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돋보기] 공화당 1인자부터 부시家도 '트럼프 지지못해'..분열고조

양이랑 기자 2016. 5. 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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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라이언 미 공화당 하원의장./사진 블룸버그통신 제공.

폴 라이언 “도널드 트럼프 지지할 준비 아직 안되”
부시 부자, 존 매케인, 미트 롬니 등 공화당 거물들 전당대회 불참 선언

'막말'로 유명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부터, 전직 대통령인 부시 부자(父子)까지 잇따라 '트럼프 지지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할 준비가 아직 되어있지 않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가 먼저 당 화합을 위한 지도력을 보여준다면 지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어 "트럼프가 공화당의 모든 계파와 보수주의 운동을 통합하기를 원하며 미국인들이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한 시간 만에 반박 성명을 냈다. 그는 "(나 역시) 라이언의 아젠다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공화당원)은 오랜 기간 적대적이었고 이제는 먼저 모범을 보일 때"라며 "아마도 우리는 미래에 함께 일하고 미국인에게 무엇이 최적인지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이 지난 3일 “트럼프가 사실상(presumptive)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5일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지지를 승인했음에도 라이언 의장이 이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미 분열된 공화당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공화당 거물들은 오는 7월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를 공화당의 지도자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직접적 표현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생존해있는 미국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는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고,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2012년 후보였던 미트 롬니도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원들은 트럼프가 공화당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이 매 4년마다 링컨이나 레이건 같은 후보자만 지명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후보자라면 공화당의 원칙을 개선시키고 대다수 미국인에게 호소할 수 있는 그런(링컨이나 레이건 같은) 인물을 열망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원들은 우리의 기준을 감내하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라이언 의장과 트럼프가 정부의 크기와 범위에 대한 철학부터 차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자유무역협정, 국제적 군사협정에 찬성하지만 트럼프는 결사 반대한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무슬림 입국 금지' 제안에 대해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이 추구하는 게 아니며, 헌법을 위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 주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이 워싱턴에서 회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라이언 의장의 친구이기도 한 프리버스 의장이 중재자 역할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

한편 NYT에 따르면 현대 미국 사회에 들어 대선 후보 지명자가 하원의장이나 다수당 지도자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적은 없었다. 앞서 1896년 토마스 브래킷 리드 하원 의장이 윌리엄 맥킨리의 대선 후보 지명에 반대했지만 최종적으론 지지로 돌아섰고 맥킨리는 25대 대통령이 됐다. 1964년에는 당내 진보파를 누르고 대선 후보로 지명된 베리 골드워터 상원의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결국 그는 반대 진영으로부터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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