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서 끈질기게 친한 척·나중에 전화"..법조브로커 백태

2016. 5. 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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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이전엔 윤상림·김홍수..공통점은 '연고·친분' 총동원해 로비
[연합뉴스TV 제공]

정운호 이전엔 윤상림·김홍수…공통점은 '연고·친분' 총동원해 로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정운호 사건'을 계기로 지연과 학연, 인맥 등을 총동원해 판·검사들과 안면을 트고 친분을 쌓아 법원과 검찰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시도한 법조 브로커들의 행태가 다시 드러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운호(51·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에서는 이모(56)씨와 한모(58)씨 등이 브로커로 등장한다. 이씨는 주로 법조계와 경찰 등을 무대로, 한씨는 관가와 정계, 군 등을 무대로 로비 활동을 해온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씨는 정 대표의 형사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법원 판사와 만나는 등 동분서주한 사실이 나타났다. 검찰 수사단계에선 이씨의 고교 선배인 검사장 출신 H변호사가 무혐의 처분·구형량 축소 등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씨는 현재 잠적한 상태이며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H변호사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수임 및 사건 처리 등과 관련한 의혹을 검증받게 됐다.

한씨의 경우 정운호 대표에게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5일 구속 수감됐다.

이씨처럼 법조계나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앞세워 로비를 시도하는 브로커의 행태는 '잊을만하면' 터져 나왔다.

사실상 최초의 대형 법조비리로 불리는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와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은 법조인인 현직 변호사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사건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법조인이 아닌 브로커에 의한 법조비리 사건으로는 2005년 발생한 '윤상림 게이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당시 윤씨는 법조계 지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주변 민원인에게 "사건을 잘 해결해 달라"는 명목 등으로 1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윤씨는 전직 검찰·경찰 고위 간부 등 400여명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하지만 알려진 의혹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다. 로비 대상과 배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관련 수사도 흐지부지 종결됐다.

뒤이어 2006년에 터진 '법조 브로커 김홍수 사건'을 계기로 법조계에 깊게 뿌리내린 브로커 문제가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으로 차관급인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구속기소되는 사법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김영광 검사와 경찰서장인 민오기 총경 등도 김씨로부터 돈을 받고 재판이나 사건 처리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돼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검사 출신의 최모 전 판사가 2009년 2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사채업자 최모씨로부터 "형사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도와달라"는 등 청탁과 함께 2억 6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렇다 보니 법조 브로커들은 학연과 지연 등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사실이 확인된 법조인이라면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묻지마 로비'를 시도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판·검사라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법조 브로커의 로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악용된다. 걸려오는 전화를 막을 수 없고, 공개석상에서 여러 사람을 만날 때 특정인만 가려 만날 수 없다는 점 등을 브로커들은 십분 활용한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주변 설득으로 마지못해 동창회나 향우회에 나가면 꼭 옆자리에 앉아 끈질기게 친분을 쌓으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그들 대부분이 법조 브로커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가급적 개인적 친분이 목적인 모임에는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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