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걸그룹 콘서트서 시진핑 찬양가..'개인숭배 고취' 재논란

입력 2016. 5. 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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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재연 의도 담았다" 비판에 "시진핑 본의 아니다"
56둬화[중국 셴차이 웹사이트 캡처]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6둬화 콘서트[중국 북청망 웹사이트 캡처]

"문혁 재연 의도 담았다" 비판에 "시진핑 본의 아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한 걸그룹이 최근 콘서트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칭송하는 찬양가들을 부른 것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6일 중국 56개 소수민족을 상징하는 관영 걸그룹 '56둬화'(56朶花·56개 꽃송이)가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혁명가곡들과 함께 시 주석 찬양가들을 불렀다고 전했다.

이 걸그룹이 당시 공연한 30곡은 대부분 혁명가곡들로 여기에는 '당신을 어찌 부를지 모르겠다', '만두가게'(包子鋪) 등의 시 주석 찬양가도 포함돼 있었다.

이 노래들은 시 주석이 2013년 11월 탈빈곤 정책의 발원지인 후난(湖南)성의 한 마을에서 있었던 한 여성과의 이야기와 2013년 12월 베이징의 한 만두가게에 들러 서민적 풍모를 보여줬던 내용을 담고 있다.

56둬화는 이 밖에도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서'(在希望的田野上)도 불렀다.

중국 문화부 산하 동방문화예술원 선전부 소속의 이 걸그룹은 각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16∼23세 소녀 56명으로 구성돼 지난해 6월 데뷔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의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선전교육 판공실'이 주관한 이날 콘서트에는 대규모 쇼 단원들이 함께 출연해 장엄한 모습을 연출했으며 무대 배경에는 노래 주제에 맞춰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시 주석의 모습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전석이 매진돼 6천여 명의 관중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는 이 콘서트의 모습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나돌자 즉각 네티즌들로부터 개인숭배를 고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콘서트 모습이 개인숭배를 고취하고 문화대혁명을 재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중국 인터넷에는 혁명원로인 마원루이(馬文瑞) 전 노동부장의 딸 마샤오리(馬曉力)가 중국 공산당에 보냈다는 항의 서한이 나돌았다. 마샤오리는 이 서한에서 "이번 콘서트는 완벽하게 문화대혁명을 재현하며 당의 정치기율을 위배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이 1981년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대한 결의'를 통해 문혁이 "당과 국가, 인민에게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안겨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라고 공식 평가를 받은 것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56둬화의 단장 천량(陳亮)은 "이번 콘서트 노래는 모두 문화위원회 심사를 사전에 받았다"며 "신중국 건국 이후 예술적 수준이 높았던 노래들로 선곡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젊은 관중이 들어보지 못했던 노래나 나이든 관중이 잊어버렸던 노래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의 문화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이 이런 노래를 불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에 대한 과도한 개인숭배 풍조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좌파적' 콘서트가 중국 공산당 당국이 시 주석의 개인숭배를 용인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왕위카이(汪玉凱) 중국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즈음해 중국 사회에 개인숭배 풍조가 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시 주석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문혁 시기 17세에 길에서 붙잡혀 궁벽한 농촌벽지로 하방(下放)되며 문혁의 고초를 몸소 겪었던 피해자로서 문혁의 비극에 대해 심각한 인식이 있으며 "좌파를 극도로 혐오하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콘서트 같은 사례는 "일부 인사의 투기적 행태에 해당하며 심지어 시 주석을 궁지에 몰아넣어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음모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시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 등 시진핑을 찬양하는 표현 사용을 금지하며 지난 2월 인터넷에 등장한 '시집가려면 시다다같은 사람에게 가세요'란 제목의 노래를 선전해서는 안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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