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워진 문혁'..중국내 유일 문혁박물관 차폐조치

2016. 5. 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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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터우의 문혁박물관[중국 agri.com 웹사이트 캡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문화대혁명(문혁) 발발 50주년을 앞두고 중국 유일의 문혁 주제 박물관을 차폐 조치했다.

6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 정부는 최근 타산(塔山) 관광구에 위치한 문혁박물관의 비석, 제문 등을 사회주의 선전포스트로 전부 가리고 박물관 내 문혁 요소들도 모두 제거했다.

한 현지 주민은 이 박물관이 개조작업을 거친 뒤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문혁의 과오를 반성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논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1월 연면적 570㎡의 3층 건물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문혁을 주제로 한 중국의 첫 민간 박물관이었다가 1년 전부터 현지 정부가 관리운영을 맡고 있다. 문혁 당시 반혁명집단으로 몰려 박해를 받았던 펑치안(彭啓安·80) 전 산터우시 상무부시장이 퇴임 후 문혁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

중국 당국은 이 박물관의 존재를 묵인해왔지만 공식 승인하지는 않고 있다. 박물관에 대한 중국 내 언론보도도 보기 드물다.

펑치안은 "문혁박물관이 제대로 정비를 거쳐 보존됨으로써 후세인들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문혁의 과오를 반성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면서 "그런데 나라가 이런 것을 회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펑치안은 1996년 이 박물관 건립을 시작했을 때부터 중국 당국자들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은 "이 박물관이 철거되지는 않겠지만 당국이 사실상 임시 폐쇄 조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민감한 시기를 앞두고 문혁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꺼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토피아적 공산주의를 꿈꾼 마오쩌둥(毛澤東)의 주도로 중국 공산당은 1966년 5월 15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른바 '5·16 통지'를 통해 그 후 10년간 이어진 문화대혁명 개시를 알렸다.

이 기간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홍위병(紅衛兵)이라는 이름으로 낡은 문화를 일소한다며 대중 정치운동 조직에 동원돼 100만 명이 박해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1976년 9월 마오쩌둥 사망 후 장칭(江靑) 등 4인방 세력의 축출로 문화대혁명이 종결된 이후 중국 공산당은 1981년 문혁에 대해 "당과 국가, 인민에게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안겨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라고 공식 평가를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중국 내부에선 문화대혁명에 대한 반성론과 재평가론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과 문화대혁명 논의를 사실상 금기시하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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