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흉기·훼손·유기까지' 안산 토막살인 피의자 영장(종합)

입력 2016. 5. 6. 10:57 수정 2016. 5. 6. 10: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리다고 무시해 말다툼 끝 살해"..열흘간 시신 훼손·유기 "분노조절 못해 잔혹한 범죄 이어진듯"..얼굴·실명 공개 방침
묵묵 부답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발견된 토막시신 사건의 용의자 조모씨가 긴급 체포돼 5일 오후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용의자 자택 (인천·경기=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30대 용의자가 5일 긴급체포된 인천 연수구의 자택.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피해자 최모(40)씨의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피의자 조모(30)씨를 긴급체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씨는 최씨와 함께 거주해 온 후배로, 집 안에서 최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대부도 일대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하반신 시신 감싼 이불 (안산=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3시 5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한 배수로에서 한 관광객이 마대에 담긴 남성 하반신 시신을 발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시신은 알몸 상태로 이불에 싸여있었다. [안산단원경찰서 제공]
브리핑하는 이재홍 단원경찰서장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안산 대부도 토막시신 사건의 피의자 조모씨가 체포된 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안산단원경찰서에서 이재홍 서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어리다고 무시해 말다툼 끝 살해"…열흘간 시신 훼손·유기

"분노조절 못해 잔혹한 범죄 이어진듯"…얼굴·실명 공개 방침

(안산=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모(30)씨는 함께 살던 선배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무참히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소 사소한 이유가 잔인한 토막살인 범죄로 이어진 것은 최근의 가정 해체, 공교육 책임 방기, 실업 등의 문제로 사회화에 실패한 구성원들이 분노 조절을 못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과 관련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수법이 잔혹한 데다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점을 고려, 구속영장 발부 후 조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6일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 혐의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3월 말에서 지난달 초 사이 함께 살던 최모(40)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부엌에 있던 흉기로 최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10여일간에 걸쳐 시신을 집 안 화장실에서 훼손해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30분께부터 다음날 오전 2시 30분께까지 렌터카를 이용, 하반신과 상반신을 대부도 일대에 차례로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는) 열 살 어리다는 이유로 나에게 자주 청소를 시키고, 무시했다"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다소 사소한 이유가 잔인한 토막살인 범죄로 이어진 것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의자는 홀로 살아오다가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피해자와 동거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분노를 참는 주된 이유는 가족이나 동료 등 '소중한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는 심리에서 비롯되는데, 가정이나 직장 등 제대로된 사회화를 이루지 못한 경우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는 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노는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 사회화를 통해 훈련받기 마련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가정 해체, 공교육 책임방기, 실업 등으로 사회화에 실패한 구성원들이 늘면서 분노로 인한 잔혹 범죄가 잇따르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조씨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일을 하면서 비슷한 시기 이 여관에 취업해 알게 된 최씨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올 1월부터 함께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전 조씨에게 무참히 폭행당한 뒤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결과 최씨는 외력에 의한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얼굴뼈에는 복합 골절, 갈비뼈에 골절이 관찰됐고, 오른팔과 오른쪽 폐에 예리한 흉기로 인한 손상도 관찰됐다.

또 상반신 머리와 팔 등에는 5∼6차례의 흉기 상흔이, 하반신 오른쪽 엉덩이에 깊이 5∼6㎝의 흉기 상흔이 각각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조사가 아직 면밀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피의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도 좀 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의 집에서 발견된 흉기와 베개, 벽면 등에서 채취한 혈흔에서는 최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조씨는 집에서 주로 영화 채널을 시청하느라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조씨가 사용한 렌트카의 사용내역을 조사한 결과, 조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30분께 차를 빌려 다음날 오전 1시 6분께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에 들어갔고, 시신을 차례로 유기한 뒤 오전 2시 9분께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를 나가 오전 2시 30분께 차를 반납했다.

경찰은 "공범없이 혼자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동승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수법이 매우 잔혹한데다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을 고려해 관련법에 따라 조씨의 얼굴과 신상 정보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공개하기로 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경찰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2009년) 이후 2010년 4월 특강법에 신설된 '8조 2항(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을 근거로,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있다.

같은 해 6월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9)의 얼굴사진을 처음으로 직접 찍어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일 오후 3시 5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한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최씨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3일 오후 2시께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 시화호 쪽 물가에서 상반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조씨는 5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소재 최씨와 함께 살던 집에서 긴급체포됐다.

goals@yna.co.kr

☞ 유커 4천명 오늘 한강서 삼계탕 파티…'태후 콘서트'
☞ 농촌주민 절반 "행복하다"…"노부모 모시고 살아야"
☞ 박원순 시장이 대구에 처가를 두게된 사연은
☞ 사우나서 잠자던 남성 발바닥 만진 50대男 '성추행 유죄'
☞ "비만, 전염될 수도" 장내 세균 공기 중 이동 가능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