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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 코리언리포트]박병호 동양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정조준

조회수 2016. 5. 6. 1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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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타구 속도, 부채살 타법 등 막강한 위력 과시하며 동양계 한 시즌 최다 홈런 정조준

‘Park Bang’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기세가 미국 중북부의 아담한 중심 도시 미니애폴리스를 넘어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태평양 건너 작은 나라 코리아에서 날아온, 그들의 눈에는 체구가 그다지 커보이지도 않는 이 선수의 다부진 스윙에 롤링스사의 MLB 공인구가 쪼개질 듯 미국의 야구장 곳곳으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6일까지 7홈런은 AL 공동 5위에 신인 중에 단연 1위입니다. 홈런 개수도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기세지만, 홈런 하나하나가 팬과 선수, MLB 관계자들이 경악하고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놀랍게 강하고 빠르고 멀리 날아갑니다. 작년에 강정호가 KBO 출신 타자에 대한 전체적인 위상을 바꿔 놓았다면, 박병호는 동양 타자의 파워에 대한 그들의 스테레오 타입에 갖혔던 시선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미네소타 홈페이지는 한글로 박병호의 홈런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6일 현재 팀내 홈런, 장타율, OPS 모두 1위입니다.


박병호 홈런에 담긴 기록들

각 매체에서 온갖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요즘 야구에서는 홈런에 대해서도 아주 상세한 기록들이 양산됩니다. 그 중에 ESPN.com의 HOME RUN TRACKER를 예를 들겠습니다. 

우선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 랭킹을 보면 박병호의 4월17일(이하 한국시간) 타깃필드 중앙을 가른 홈런이 비거리 142미터로 올 시즌 MLB에서 터진 홈런 중에 3위에 오른 장거리 홈런입니다. 

평균 비거리 랭킹에서도 박병호의 이름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평균 129.5미터를 날려 보낸 박병호의 평균 비거리는 4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앞에 이름을 올린 그레고리 폴랑코(피츠버그)와 노마 마자라(텍사스)는 각각 3개, 랜덜 그리척(세인트루이스)은 4개의 홈런을 쳤습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면 비거리가 올라갈 수도 있지만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병호의 홈런 7개 중에 가장 비거리가 짧았던 것은 4월19일 나온 시즌 3호로 117.4미터 혹은 119미터로 기록됐습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MLB 홈런 평균 비거리보다 짧았던 홈런입니다. 올해 평균 비거리는 122미터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7개 중에 6개가 모두 평균 비거리를 훌쩍 넘겼다는 뜻입니다.

 

장거리 홈런을 봐도 박병호는 압도적입니다.

보통 대형 홈런의 기준으로 삼는 거리는 430피트, 즉 131미터입니다. 이 정도 거리를 날려 보내면 누가 봐도 ‘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엄청나게 날아갑니다. 올 시즌 131미터 넘게 날린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총 22명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이런 장거리 홈런을 무려 4개씩 때린 타자가 3명 있습니다. 박병호, LA 에인절스의 MVP 출신 마이크 트라웃, 그리고 초반 홈런 돌풍의 주인공 콜로라도의 신인 트레버 스토리입니다. (물론 스토리는 쿠어스필드가 홈구장입니다만 4개 모두 원정에서 쳤습니다.) 그런데 평균 비거리를 보면 박병호가 4위, 스토리가 5위, 트라웃이 11위입니다. 


박병호는 보기 드물에 관중석 곳곳으로 홈런을 날려보내고 있습니다. 부채살 홈런을 치는 거포는 MLB에서도 거의 드뭅니다. <ESPN 홈런 트래커>


부챗살 홈런

또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박병호의 홈런 방향입니다.

마치 각본에 짜 놓은 듯 관중석 곳곳으로 홈런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첫 홈런을 좌중간으로 때려 끌어당기는 힘있는 오른손 타자의 전형을 보여주더니 2호는 타깃필드의 중앙을 완전히 가르는 대형포였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가장 인상적인 3호포는 타깃필드의 우측 관중석을 직격한 119미터짜리였습니다. 박병호 7호 중에 가장 짧았지만 이 홈런은 ‘좌타자도 힘겹다는 타깃필드의 우측 7미터 담장을 비웃고 2층을 때린’ 대단히 인상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4호 좌월, 5호 중월, 6호 좌중월, 7호 우월 홈런 등으로 치는 홈런마다 방향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스토리의 홈런을 보면 좌측에 집중돼 있고, 트라웃은 흥미롭게도 중앙에 홈런이 집중돼 있습니다. 거포의 대명사 지안칼로 스탠튼도 9개 홈런 중에 우월은 아직 없습니다. 놀란 아레나도는 11홈런 중에 9개가 좌월, 2개는 좌중월입니다. 

부챗살 홈런의 거포는 MLB에서도 박병호가 유일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동양 출신 거포들의 첫 23경기 기록입니다. 

아시아 거포의 기록

지금까지 동양 출신 타자의 첫 시즌 최다 홈런은 시애틀에서 뛴 조지마 겐지가 기록한 18개였습니다. 조지마는 데뷔 첫 해인 2006년에 18개의 홈런으로 2003년 뉴욕 양키즈에서 데뷔하며 16홈런을 친 마쓰이 히데키의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작년에 강정호가 후반기 놀라운 기세로 새 기록을 노렸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기록을 보면 강정호가 첫 시즌에 126경기 467타석을 뛴 반면에 마쓰이는 163경기에 695타석이나 뛰었고 조지마는 144경기 524타석을 출전했습니다. 강정호보다 훨씬 많은 출전을 하면서 이룬 홈런 기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네 선수의 첫 23경기(5일까지 박병호 출전 경기수) 기록을 살펴보면 박병호만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홈런입니다. 박병호가 7개의 홈런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데 다른 세 명은 첫 23경기에서 마치 짜 맞춘 듯 똑같이 2개씩의 홈런을 쳤습니다. 초반 타율은 강정호가 제일 좋았고 박병호가 가장 떨어졌습니다. 출루율도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강정호가 1위, 박병호는 4위입니다.


그런데 장타율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박병호는 5할9푼5리의 장타율로 2위인 강정호보다 1할2푼 이상이 높습니다. 조지마, 마쓰이와는 거의 2할 차이. 그러다보니 OPS 역시 박병호가 유일하게 9할을 넘겼고 강정호가 8할대, 마쓰이와 조지마는 7할대였습니다.


첫 시즌에 보여준 강정호, 마쓰이, 조지마의 기록과 박병호의 예상 기록. 홈런이 압도적입니다. 

지금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박병호가 루키 시즌 동양계 타자의 최다 홈런 기록 돌파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첫 시즌 네 타자의 기록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했듯 조지마가 18홈런, 마쓰이가 16홈런, 강정호가 15홈런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첫 23경기의 기록을 바탕으로 ESPN이 산출한 계산에 따르면 박병호는 올해 41홈런을 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단순 계산이기 때문에 타율, 출루율 등은 현재 기록과 변화가 없습니다. 

박병호의 예상 기록은 실제로는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갈수록 빅리그 투수들에 적응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타율은 약간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타점, 득점, 출루율 등도 약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볼넷은 늘고 삼진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삼진은 100개 이상으로 꽤 많을 것입니다. 장타율은 더 놓아질지 두고 봐야하지만 예상보다 2루타는 늘고 3루타는 줄어들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가장 기대를 모으고 흥미를 끄는 홈런.

홈런은 이 계산대로 41개를 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입니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는 갈수록 심해질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현재 추세나 타구의 방향과 질, 거리감 등을 보면 40홈런 고지도 난공불락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를 걸게 합니다. 

박병호의 기록 중에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타구 속도입니다.

더 정확히는 방망이에 공이 맞아 튀어나가는 순간의 속도인데 박병호가 디트로이트 짐머맨 투수에게 시즌 첫 번째 홈런을 뺐었던 그 타구의 속도는 116.1마일로 시속 186.8km. 올해 MLB에서 나온 홈런 타구 중에 6번째로 빠른 속도였습니다. 올 시즌 빅리그 홈런의 평균 속도가 164km이었으니 거의 23km가 빨랐습니다. 타구 속도가 5마일(8km) 빨라지면 비거리는 25피드(7.6미터)가 늘어납니다. 체중을 제대로 싣고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맞추는 박병호의 매서운 타구 속도는 장타를 뿜어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결론적으로 박병호는 첫 시즌에 동양계 루키 최다 홈런 기록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되며 그것을 넘어 동양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입니다.

동양계 타자가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것은 2004년 마쓰이 히데키로 162경기를 모두 뛰며 31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그 후로는 어떤 동양계 타자도 30홈런 고지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박병호의 시즌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올 시즌 목표를 ‘동양 타자 최다 홈런’으로 잡고 도전해도 충분하겠다는 기대를 걸게 하는 초반의 맹활약입니다.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 baseball,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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