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경뒤에 숨은 SK'.. "가습기살균제 피해 애경이 책임져라, SK케미칼이 모두 보상한다"

김동현 2016. 5. 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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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완제품 제조 판매의 주 공급처였던 SK케미칼이 제품 유해성을 이미 십수년 전부터 상당부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뉴시스가 단독 입수한 'SK-애경, 가습기메이트 판매 계약서'를 통해 확인됐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완제품을 직접 제조·공급한 업체다. 판매대행으로 애경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신들은 막후에 숨어있었던 것으로 해당 계약서에서 파악됐다.

5일 뉴시스가 단독 입수한 'SK케미칼-애경산업 가습기메이트 판매 계약서'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가습기메이트를 제조·공급하고 애경산업은 이를 구매 및 판매한다는 계약을 지난 2001년 체결했다.

SK케미칼은 해당 계약서에서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인해 제 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주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SK케미칼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또 가습기메이트 사용과 관련해 청구 소송 등이 제기된 경우 SK케미칼의 비용으로 이를 방어할 계획이라는 세부 내용도 작성했다.

만약 피해자들과의 화해, 판결 결정 등으로 애경 측이 손해를 배상할 경우 SK케미칼이 배상키로 했다.

특히 SK케미칼은 계약서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애경이 SK 케미칼을 적극 방어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사실상 SK케미칼 측은 이 계약서를 통해 철저하게 애경을 앞세우고 뒤로 숨어있었던 것이다.

계약서 내용을 종합해보면, SK케미칼은 이미 이때부터 자사가 만든 '가습기메이트'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을 어느정도 인지했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그게 아니더라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점을 스스로가 확신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 또는 보상을 약속하지 못한 까닭도 해당 계약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서에서 애경과 SK 케미칼은 이 같은 계약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 내용을 파기한 쪽이 가습기 메이트와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진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만약 애경이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입장을 밝힐 경우 이는 계약 파기에 해당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이 경우는 SK케미칼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케미칼은 애경 뒤에 숨은 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사과나 보상 등을 선제적으로 약속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SK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지켜본 뒤 사과 또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보상을 추진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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