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시대가 왔다

김봉기 기자 2016. 5. 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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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작년 전 세계 7200만대 판매, 올해는 1억1000만대 예상.. 전체 매출 40%가 스마트 워치
아포택트 랩스의 스마트 장갑 제스트. 마우스·키보드를 대신할 수 있다. / 아포택트 랩스 홈페이지

미사일 발사 암호가 적힌 문서를 접한 정보요원이 눈을 깜박거리자, 눈에 착용한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해당 문서가 촬영되는 동시에 동료에게 그 내용이 그대로 전송된다. 또 다른 요원이 기차에서 내리는 행인들의 얼굴을 보며 두리번거리자, 눈에 착용한 렌즈에서 요원이 찾는 인물과 동일인인지 여부를 안면 인식 스캐닝을 통해 알려준다.

지난 2011년 5월 개봉한 첩보영화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나왔던 스마트 콘택트렌즈 활용 장면들이다. 이 같은 영화 속 장비들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 구글과 일본 소니,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이 같은 기능을 가진 웨어러블(Wearable) IT 기기인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안경이나 고글 형태로 착용하는 기기보다 착용자가 몸의 움직임이나 초점거리에 관계없이 정보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술적으론 구현이 가능한 수준이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정도의 '가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시간문제란 얘기다.

신체 일정 부위에 착용하는 방식의 웨어러블 IT 기기가 끝없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더이상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뿐 아니라 스마트 콘택트렌즈, 스마트링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작년 웨어러블 기기의 전 세계 판매량이 7200만대였지만, 올해는 1억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0년에는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이 2억3700만대까지 달할 것이라고 IDC는 예측하고 있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서 가능

구글이 개발 중인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끼우고 빼고 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아예 인공 수정체로 내장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시력을 교정해주는 콘택트렌즈와 같은 기능과 함께 동영상을 저장하거나, 자신이 본 장면을 다른 곳으로 보내주는 통신 기능을 갖고 있다.

렌즈에 내장된 에너지 확보 안테나를 통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구글은 2년 전 눈물샘 등을 통해 혈당 수치 변화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시제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일본 소니가 구상하는 스마트 렌즈는 줌인과 줌아웃이 되는 카메라 기능뿐 아니라, 무선 통신을 통해 동영상 재생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어 블링크(gear blink)'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스마트폰 같은 외부 기기와 연동돼 실시간으로 망막에 정보를 띄울 수 있다. 눈을 깜박거려 렌즈에 장착된 센서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 장갑 등도 스마트 기기로

반지 형태의 스마트 링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링리는 2년 전 진동 모터와 색상이 바뀌는 LED(발광다이오드)를 내장한 스마트링을 선보였다. 미국 타임지(紙)는 이 제품을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링리가 선보인 스마트링은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와 일정 등에 대한 알림을 받는 기능이 있었다.

스마트링의 미래 모습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출원한 특허 기술에서 엿볼 수 있다. MS의 스마트링은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워놓고 다른 손가락으로 만지는 동작을 통해 컴퓨터 마우스의 기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PC 화면을 보면서 스마트링을 위아래로 돌리면, 화면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링은 반지에 작은 스크린을 탑재하고, 이를 터치 스크린과 같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반지를 검지에 착용한 뒤 엄지로 스크린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제품이 나온 것이 아닌 만큼 설계나 활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스마트 장갑은 마우스와 키보드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또 최근 부각된 가상현실(VR) 속에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갖췄다. 멕시코의 비복시사가 개발한 '파워클로'는 올해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장갑의 엄지, 검지, 중지에 열이나 차가움을 전달하는 튜브가 연결돼 있다. 헤드셋 VR과 함께 착용하면 VR 콘텐츠 속의 촉각까지 직접 느낄 수 있게 된다.

미국 아포택트 랩스가 개발한 스마트장갑 제스트는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는 형태다. 개별 반지마다 각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가 탑재돼 있어, 콘텐츠 속 대상을 손으로 움켜잡는 동작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마우스를 대신할 뿐 아니라 드론을 조정하는 장치로도 사용될 수 있다.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시각장애인이 안내견 등 주변 도움 없이 이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 중이다. 블레이드 프로젝트로 불린다. 도요타가 공개한 동영상 등에 따르면, 이 기기는 말굽 모양으로 사용자의 어깨에 걸쳐 놓는 식이다. 기기에 장착된 카메라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등 주변 사물을 인식해 사용자에게 음성이나 진동으로 이를 알려준다. 공항이나 쇼핑센터 등 건물 내부에서도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대표하는 스마트워치·밴드

현재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이끄는 대표주자는 스마트워치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 매출 287억달러(약 33조1600억원) 가운데 스마트워치가 115억달러(약 13조2900억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선 삼성전자, 애플 등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작년 4월엔 애플이 애플워치를 선보이면서 1위로 등극했고, 삼성전자가 작년 10월 '기어S2'를 내놓으며 추격하는 모양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작년 세계 스마트워치 전체 판매량 1800만대 중 애플워치 판매량이 1200만대로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기어S2는 2위였다. 올해는 LG전자가 'LG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을 출시했고, 미국 내비게이션 업체 '가민'이 비포핏 등을 내놨다.

전통적인 시계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위스 태그호이어는 작년 말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커넥티드'를 내놨다. 티타늄 소재로 태그호이어의 인기 제품 '까레라'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스위스 파슬은 최근 새 스마트워치인 큐 원더와 큐 마샬 등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일반 시계처럼 디스플레이가 항상 켜져 있으며,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아이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스마트밴드는 이미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미국 핏비트와 중국 샤오미의 '미밴드'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2년 전 내놨던 '기어핏'의 후속작인 '기어핏2'를 조만간 출시해 스마트밴드 경쟁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핏비트의 스마트밴드 제품들은 만보계, 칼로리 소모량 측정, 수면 기록 등 기본 기능에 전화·메시지 알람과 심박 수 측정 기능까지 갖고 있다. 어지간한 스마트워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샤오미의 '미밴드(MI Band)'는 저렴한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12달러(약 1만3900원)로 핏비트의 10분의 1 수준.

가격이 싼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샤오미 미밴드는 화면(디스플레이)이 없다. LED(발광다이오드) 점 3개가 전부다. 충전을 할 때나 전화가 왔을 때 등 작동 중에 반짝인다. 수면 분석, 만보기, 운동량 분석 등의 기능이 있고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화와 메시지 등을 알려준다. 핏비트에 비해 훨씬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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