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무인우주선 보내는 데 3조..사람이 가면 30조원, 그래도 간다

강기헌 입력 2016. 5. 6. 00:02 수정 2016. 5.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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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살어리랏다'우주 식민지 1호' 후보 붉은 행성, 평균 영하 60도에 산소도 있어
인류는 화성에 식민지를 만들 수 있을까. 사진은 영화 ‘마션’의 한 장면.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 마크 와트니(배우 맷 데이먼)는 생존을 위해 식물을 재배한다.

“달 탐사(1969년) 이후 다음 목표는 화성이라는 게 명확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미국 민간 우주선 개발회사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44)는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를 이렇게 표현했다. 65년 7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탐사선 매리너 4호가 발사 8개월 만에 화성을 지나며 근접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황량한 사막을 닮은 행성 표면이 펼쳐졌다.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가 화성을 관측한 지 300년 만에 마주한 실체였다.

 각종 공상과학(SF) 영화와 문학 작품에서 ‘우주 식민지 1호’로 꼽히는 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류는 유인우주선을 보내 식민지를 건설한다는 오래된 꿈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페이스X를 필두로 NASA, 유럽우주기구는 식민지 건설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10월엔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마션’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고립된 화성인을 구출하는 줄거리다. 인류는 화성에 첫걸음을 내딛고 제2의 지구를 건설할 수 있을까. 화성에서 발견된 새로운 팩트와 현재의 과학기술을 통해 이런 의문의 답을 구해봤다.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화성은 ‘제2의 지구’ 후보지로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제2의 지구는 화성 외에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다. 지난 7월 NASA가 ‘지구 2.0’이란 별명을 붙인 케플러-452b는 태양계에서 1400광년(1경3245조㎞) 떨어져 있다. 지구에서 이 행성까지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1400년이 걸린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선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인류가 발사한 가장 빠른 물체라는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호(시속 5만㎞)를 타고 날아갈 경우 비행 시간만 3024만 년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주가 불가능한 이유다.

 지구와 화성은 태양계 쌍둥이별로 불릴 만큼 닮은꼴이다. 화성의 하루는 24시간37분으로 지구와 비슷하다. 대기는 이산화탄소(95%)와 질소(2.7%)가 대부분이며, 산소는 0.13%에 불과하지만 대기가 없는 달과 달리 바람이 분다. 지구에 비해 대기 밀도가 낮아 태풍과 같은 규모가 큰 폭풍이 발생하긴 힘들지만 SF 영화 속 모래 폭풍은 과학적으론 발생 가능하다. 철(Fe) 성분으로 이뤄진 외핵이 회전하고 있어 지구처럼 자기장도 존재한다. 이는 우주에서 내리쬐는 방사능을 차단해 생명체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

 화성의 평균기온은 대기가 없는 달(-130~130도)과 달리 영하 60도로 남극의 겨울과 비슷하다. 짐 그린 NASA 행성과학본부장은 “보온 기능을 갖춘 특수 캡슐로 만든 거주지를 갖춘다면 화성에서 생존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화성에서 생존을 보장해주는 증거들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과학 실험로봇 큐리오시티는 올해 4월 물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에 앞서 이산화탄소 얼음과 메탄가스도 확인됐다.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면 산소를 만들 수 있고 메탄은 비료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인간이 한 달 이상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이유다.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이관수(과학사) 교양교수는 “30년 내로 유인우주선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식민지가 아닌 남극 세종기지처럼 전진기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돈=최초 화성인 배출에 있어 유일한 걸림돌은 기술력이 아닌 돈이다. 로켓 기술은 80년대 무렵 완성됐다. KAIST 권세진(항공우주공학) 교수는 “현재 로켓 기술로도 화성인을 만드는 건 문제가 없지만 비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900㎏의 큐리오시티를 화성에 보내는 데 NASA는 3조원을 투자했다. 권 교수는 “인간을 보내기 위해선 위험 대비용으로 같은 장비를 2대씩 실어야 하기 때문에 비행 중량이 훨씬 무거워진다”며 “로봇을 보내는 것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까지의 항해 시간은 최소 8개월 이상으로 예상돼 음식물 무게만도 상당하다. NASA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로켓과 우주에서 식물을 길러 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 로켓은 핵에너지를 이용해 액체수소를 기체로 바꿔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이는 경제적이긴 하나 방사능 오염 우려 등으로 아직은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최초 화성인을 위한 도전은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NASA는 지난달 28일 화성 탐사에 대비한 훈련을 하와이에서 시작했다. 참가자 6명은 지름 11m, 높이 6m의 돔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참치캔 등을 먹으며 1년간 생활하게 된다. 앞서 2010년 러시아에서 진행된 ‘마스 500’ 프로젝트에선 참가자 6명이 520일간 외부와 단절된 시뮬레이터 안에서 생활해 화성 유인 탐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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