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운호 돈 받고 '군납 로비' 나선 브로커 구속(종합)
전 국방부 차관·군 장성 등 고위관계자 접촉 의혹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브로커 한모(58)씨를 5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엄 철 영장당직판사는 이날 한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군대 내 매장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의 화장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군 관계자에게 청탁하겠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대표가 한씨를 통해 군 관계자에게 사업 청탁을 벌인 정황을 포착해 3일 한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억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한씨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면세점 내 점포 위치 조정이나 제품 진열, 재고 관리 등을 도와주고 점포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는 내용이다.
정 대표는 2014년 7월 한씨 측과 거래를 중단하고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장모씨가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한씨와의 계약 체결과 해지, B사와의 신규 거래 과정에서 정 대표가 롯데 측에 로비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롯데 측은 문제가 없다며 부인했다.
한씨 측은 군 납품이나 면세점 운영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씨의 변호인은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이 사건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로비 활동을 위해 '대외 직함' 성격으로 네이처리퍼블릭 고위직을 주겠다고 한씨에게 제안했고, 한씨가 이에 응해 돈을 받고 알선·청탁과 관련한 일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씨가 2011년 초·중학교 동기인 이모 전 국방부 차관을 통해 군대 내 매장 관리를 맡는 박모 국군복지단장(당시 육군 소장)과 만나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의 군 납품 문제를 논의하고, 복지단장의 친구인 변호사를 로비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실제로 군 관계자에 대한 납품 로비가 성사됐는지, 이를 대가로 금품 거래가 오갔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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