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들어오는 관광객들"..몸살 앓는 800년 명소

임상범 기자 2016. 5. 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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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천년 고도 베이징, 이제는 화려하게 변한 도심을 벗어나 '후퉁'이라고 부르는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아직 생생한 옛 모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둘 관광객이 찾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합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베이징의 실핏줄로 불리는 후퉁.

그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8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난뤄구샹입니다.

고풍스럽고 한적하던 이곳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수용 가능한 관광객 수는 하루 1만 7천 명에 불과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이면 10만 명을 훌쩍 넘습니다.

길이 780미터, 폭 8미터의 좁은 골목길엔 크고 작은 식당과 가게들이 성업 중입니다.

[왕시웨이/관광객 : 건물에선 베이징의 정취가 느껴지지만 너무 좀 상업화된 것 같아요.]

후퉁에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은 프라이버시는 물론 일상조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후퉁 주민 : 식사하며 TV를 보고 있는데 관광객이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올 때도 있어요. 밥 먹다가 뒤돌아보고 깜짝 놀라죠.]

참다못한 주민들이 더 이상 단체관광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가 최고급 관광지 지위도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후퉁 관리자 : 우리가 3A급 유람지로 평가했을 당시 예상 관광객 수를 한참 초과했습니다. 이곳은 더 이상 여행하기에 안전하지 못합니다.]

자금성도 안전사고와 유물 훼손 등을 우려해 지난여름부터 하루 입장객을 8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에서도 양보다는 질, 돈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관광이 점차 대세로 자리를 잡아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경익) 

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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