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까지..'대안 배급·상영' 머리 쥐어짜는 예술영화

2016. 5. 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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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주영화제 ‘독과점 해소책’ 포럼
“영진위, 시장원리에만 맡기지 말고
작은영화 마케팅·배급지원 재개를”
“예술영화 개봉때 최소 2주 이상은
전용관에서만 상영케 의무화해야”

민병욱 감독 ‘펑정지에는…’ 직거래
1만원에 전자우편으로 파일 전송
직접 상영뒤 관객과 이야기도 나눠

2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포럼 ‘예술영화전용관, 가능한 미래’

지난달 30일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가 개봉 4일만에 전국 1990개 스크린에서 1만336번 상영되면서 역대 최고의 스크린 점유율을 기록했다. 1편이 2000개 가까운 스크린을 차지하고 다른 110편의 영화가 400개를 나누는 상황을 해결할 길은 없는 것일까? 지난 2일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중 열린 공개 포럼 <예술영화전용관, 가능한 미래>에서 영화인들은 스크린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을 토론했다. 포럼 바깥에선 이미 대안 배급과 대안 상영을 실험하는 작은 움직임들도 시작됐다.

■ “예술영화, 대안 배급 체계로”

이날 포럼에선 최낙용 영화사 백두대간 부사장과 곽영진 영화평론가,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관장, 김종호 영화진흥위원회 다양성진흥팀장,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 김혜준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김혜준 이사장은 “제작비 80억 이상을 들인 영화만 평균 26%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10억~50억 정도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평균 57% 정도 손해를 보는 한국의 상업영화 상황은 예술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장 원리에만 맡기지 말고 작은 영화들의 마케팅과 배급을 지원하던 영화진흥위원회의 사라진 사업들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스크린 수 95%, 관객 수와 매출액도 97%를 점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예술영화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예술영화전용관의 위기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낙용 부사장은 “최근 예술영화들은 멀티플렉스에서만 단독 개봉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전용관들의 젖줄이 마르고 있다. 예술영화는 개봉 첫 2주 동안 예술영화관에서 먼저 상영하고 그 다음에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는 ‘투 트랙 배급체계’를 제도화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포럼에선 또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 모임’을 중심으로 예술영화 수입사, 협동조합들이 모여 ‘예술영화 전용관 지속가능 위원회’를 출범시키자는 제안이 나와 이달부터 관련 모임에서 위원회에 대한 구체적인 모양을 그려나가기로 했다.

■ 우리가 배급하고 상영한다

직접 대안 배급·대안 상영에 나선 감독도 있다. 민병훈 감독은 자신의 영화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를 개봉하면서 12일부터 6개월 동안 관객과 영화 직거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 감독의 직거래 방법은 세가지다. 1만원을 내면 감독이 직접 영화를 전자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하고, 20명 이상이 모여 영화를 보겠다고 하면 감독과 배우가 직접 영화를 들고 가서 상영도 하고 관객과 이야기도 나눈다. 영화관에서 상영할 때도 감독과 배우가 미술관 큐레이터처럼 해설할 계획이다. 직거래는 제작사 이메일(mbhfilm@gmail.com)이나 배급사 홈페이지(http://www.indieplug.net)에서 신청할 수 있다. 민 감독은 “극장 질서를 흔들지는 못해도 소통구조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 감독이 보따리를 싸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대장정 로드쇼를 개발했다. 일단 해보고 부족하면 다음 영화에서 보완해서 더 나은 직거래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인천에 있는 영화공간주안은 지역 대학·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극장의 존재 의미를 지켜왔다. 부산 국도예술관은 부산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정기 상영하며, 대전아트시네마는 사립미술관과 공동 프로그램을, 광주극장은 영화와 연계한 공연·전시 등을 들여오는 등 극장에서 문화적 경험들을 마련하려는 시도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국 300~350개 작은 극장을 하나로 엮자는 취지로 순회중인 ‘극장을 찾아서’ 사업은 지난달 15일 전남 구례군에서 처음 시작된데 이어 6월에는 충남 천안 미디어영상센터에서 관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각 단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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