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로가 조용한 까닭은..어버이연합 사라지고 폭력시위 줄어

박윤구 입력 2016. 5. 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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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집회신고 단1건
"일주일에 서너 번씩 집회가 열렸는데 지난달에는 집회가 거의 없어 조용했습니다." (서울 종각역 인근 상점주인 안 모씨)

"솔직히 집회라면 넌덜머리가 나요. 주변 상인들 어려움도 생각을 해야지." (종각역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황 모씨)

진보·보수단체의 각종 집회로 신음하던 종각역, 광화문광장 일대 상인들 얼굴에 요즘 웃음꽃이 폈다.

지난 1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집회가 큰 충돌 없이 끝난 데 이어 특히 도심 '벌떼식' 집회를 자주 열었던 어버이연합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자금 편법 사용 논란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우후죽순으로 남발되던 집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부끄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비정상적인 집회 문화가 자정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의 지난 2~3월 도심 집회 건수는 미신고 집회를 포함에 40여 건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아르바이트 동원 집회 논란과 전경련 자금 유용 혐의가 불거지면서 4월 개최 건수는 단 한 건에 그쳤다.

어버이연합은 이틀에 한 번꼴로 빈번한 집회 개최와 공격적 성향으로 논란이 됐다. 정치 구호가 난무하는 데다 집회 참가자가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다 보니 경찰도 폴리스라인 관리에 애를 먹었다. 특히 강연 무대로 쓰이는 트럭을 끌고 나타나 주변을 소란스럽게 만들고 사라지는 탓에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잦은 집회 신청으로 경찰력이 현장 소음 관리 등에 투입되면서 불필요한 치안비용이 낭비돼온 게 사실"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집회 사례였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일 노동절 집회 때도 "어르신들이 반대 집회를 개최하지 않아 집회 관리가 한결 수월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종각역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꼭 어버이연합이 아니더라도 이제 보수·진보단체가 '보여주기식'으로 경쟁하듯 집회를 여는 문화는 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여러 이슈가 있어서 (대외) 활동을 못했다. (이슈가 정리되면) 다시 밖으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 자금 유용 혐의가 불거진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등 핵심 간부들은 지난달 중순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 이후 잠적한 상태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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