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한 어린이날' KIA-롯데전에 대한 의문 두 가지

안희수 2016. 5. 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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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안희수] 롯데가 6연패를 당했다. KIA는 3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 경기였다.

롯데와 KIA는 어린이날인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초반부터 맹타를 터트리며 상대 선발 이성민을 무너트린 KIA가 17-1로 이겼다. 롯데는 NC전에 이어 2연속 3연패를 당했다. 4일 승리로 12경기만에 9위를 벗어난 KIA는 3연승으로 중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두 팀의 이날 경기는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만원 관중에게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일방적인 경기에 KIA팬은 즐거웠을 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이날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정황상 피할 수 있는 불상사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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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우 감독은 왜 이성민을 내리지 않았나.

이성민은 이전 3경기 등판에 비해 공이 안 좋았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몰리거나 높았다. 1회 연속 안타로 내준 주자 2명이 후속 타자의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모두 홈을 밟았다. 3회에는 나지완에게 3루타, 서동욱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한 점을 내준 뒤, 연속 3안타를 찾고 추가 3실점을 했다. 2사 1루에서 상대한 오준혁에게는 투런포까지 맞았다.

3회를 마진 뒤 강판이 예상됐다. 이성민은 이전 3경기에서 3연승을 달렸다. 조쉬 린드블럼이 부진하고, 송승준이 이제 막 햄스트링에서 복귀한터라 롯데 선발진은 미지수가 많다. 심리 등판도 중요한 요소였다. 물론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경기에서 한 경기 1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는 이정민 뿐이다. 롱릴리프 활용이 가능한 박진형을 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수였다.

결국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성민은 4회 말, 2사에서 상대한 서동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타자는 자신의 오른쪽 종아리 쪽으로 향한 이 공을 빈볼이라고 판단했다. 마운드로 향했고 이성민과 한 차례 손을 올리고 막는 장면도 나왔다. 이성민 역시 서동욱에게 맞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두 팀 선수들의 벤치클리어링까지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도 이성민은 교체되지 않았다. 4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더 잡아냈고,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연속 볼넷과 안타로 만루 위기를 맞은 뒤, 오준혁에게 희생타를 허용해 한 점을 더 내줬다. 그제서야 구원 투수 김성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가 남긴 승계 주자 두 명은 김성배가 필에게 적시타 나지완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은 11점까지 늘었다. 결과적으로 연패 탈출의 선봉장으로 기대받던 이성민은 최악의 기억을 남기게 됐다.

◇ 벤치클리어링은 누구의 잘못인가.

서동욱과 이성민 모두 잘못했다. 서로 어떤 오해를 했는지, 어떤 심정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날은 참았어야 하는 날이다. 유독 어린이들이 많은 날, 그리고 좋은 추억을 주기 위해 계획을 세운 부모들에게 모두 잘못했다.

서동욱은 큰 점수 차에서 발목으로 날아온 공에 흥분했다. 새 유니폼을 입고 자리를 잡아야하는 그의 입장에선 부상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마운드로 먼저 향했다. 결코 듣기 좋은 말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도 마찬가지. 다른 팀이지만 선배다. 중계화면에 잡힌 뒷모습, 기자실에서 바라본 앞 모습 모두 사과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모자 한 번만 내렸어도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 가장 안 풀리던 경기, 팀이 6연패까지 당할 위기에 몰리자 평정심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송승준의 격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롯데는 5연패를 당했다. 보통 고참 선수가 팀 단합을 위해서 총대를 메고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뒤엉킨 현장에서 어떤 말과 표정이 오갔는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역시 이날이 다른 경기와는 다른 분위기에서 치러진다는 점을 간과했다.

이날 챔피언스파크는 전적(2만 500석)이 매진됐다.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장내 아나운서 역할도 어린이가 나섰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장면 이후 장내 분위기는 한껏 가라앉았다. 안 그래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느슨한 경기였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던 어린이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게 될까.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사진=MBC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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