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다 지웠는데.. SNS 계정 폐쇄해도 신상 털릴 수 있어

김선엽 기자 2016. 5. 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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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가 된 SNS] 글·사진 올리는 순간 그대로 옮겨놓는 복제 사이트 있어 전문가 "100% 지우는 건 불가능"

직장인 윤미라(27·가명)씨는 3년 전 취업을 준비할 때 트위터에 올렸던 글과 사진을 모두 지우고 계정을 폐쇄했다. 대학 시절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글과 반정부 집회에 참석했던 사진 때문에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씨가 지운 글과 사진은 여전히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이용자의 계정을 통째로 복사해서 저장하는 이른바 'SNS 복제 사이트' 때문이다.

SNS 복제 사이트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자동으로 수집해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윤씨가 지운 글과 사진도 트위터 이용자들의 트윗을 모아 장기간 저장하는 '트윗터널'이란 사이트에 남아 있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 정보를 캐내는 '신상 털이'는 SNS를 탈퇴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똑같은 내용이 복제 사이트에 그대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복제 사이트는 원래 SNS 업체와는 아무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SNS 가입자가 자신의 개인 정보나 게시물을 삭제해도 복제 사이트가 복사해간 내용들은 거의 지워지지 않는다.

경찰은 "SNS 복제 사이트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공개된 게시물을 출처를 밝히고 스크랩(정보를 재분류하는 것)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정 비용을 받고 온라인에서 개인 정보를 삭제해주는 업체(일명 디지털 장의사)를 운영하는 김호진(47)씨는 "수백 개에 달하는 복제 사이트 때문에 SNS에 올렸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건 전문가인 우리도 불가능하다"며 "SNS 사용자들이 게시물을 올릴 때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신중하게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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