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구조조정에 필요하다면 추경 할 수 있다"

조현숙.하남현 입력 2016. 5. 5. 01:40 수정 2016. 5. 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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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은 TF선 "선 자구책, 후 지원"자본확충 최종안, 내달 말까지 확정임종룡 "감사원 감사 결과 나오면국책은행에 상응하는 책임 물을 것"

구조조정 판짜기에 나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로운 패를 꺼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러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유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추경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구조조정에 따른 국민 고통을 줄일 방법을 추경 편성에 담을 용의가 있다”고 제안한 데 따른 반응이다. 유 부총리는 나아가 “야당도 설득해야 하고 추경 요건도 될지 모르겠지만 받아주면 고마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추경 편성에 대해 “때가 아니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던 유 부총리가 방향을 튼 셈이다. 한은으로부터 하나(발권력 동원)를 받기 위해 하나(추경)를 내주겠다는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이날 열린 ‘국책은행 자본 확충 협의체’ 회의와 관련, “재정과 통화의 적절한 조합을 찾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이날 협의체 첫 회의에서 자금 수혈에 앞서 수출입·산업은행과 부실 조선·해운사의 자체 구조조정안이 나와야 한다는 ‘선(先) 자구계획, 후(後) 지원’ 원칙을 못박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공적자금을 받으려면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며 “감사원이 (국책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이미 완료했고, 감사 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관리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종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임 위원장은 ‘대형사는 선 자구노력, 중소형사는 업종 정리’로 요약했다. 그는 “조선 3사의 비용 구조를 고치는 것뿐만 아니라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공급능력을 줄이는 것이 자구계획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평가도 같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5년 전 조선 업황이 좋았을 때 민간에 매각하고 책임경영 체제로 갔다면 지금과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황까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무조건 지원만 한다면 2~3년 후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 5월 4일자 8면>

일단 정부와 한은은 국책은행 자본 확충안을 확정하는 시기를 올 상반기 이내로 잡았다. 수시로 회의를 열어 6월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는 부실 확산 시나리오에 따른 구조조정 소요 재원 규모를 보고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국책은행 자본을 얼마까지 확충하고 이를 어떻게 분담할지를 두고 한 달여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현재 산은과 수은이 떠안은 부실채권 규모에 맞춰 자본을 확충하는 데 7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한은이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 ▶정부가 수은에 현물 출자 ▶산업은행 발행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 한은 인수 등이 실행 가능한 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나 정부 의결만으로 시행할 수 있고 임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간담회에서 “추진 가능한 방안”이라고 밝힌 내용이다. 이 밖에 ▶한은이 산은 산업금융채권 인수 ▶정부 추경을 통한 출자 지원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은법 개정과 국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지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야당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한은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의 역할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고비고비마다 중앙은행이 위기 혹은 전반적인 구조조정 시기마다 필요한 지원을 해왔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한은이 나서는 게 필요한 이유는 ‘신속성’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과거 위기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원칙으로 삼았던 ▶신속성 ▶충분성 ▶선제적 조치 3원칙은 이번 구조조정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칼자루(발권력)’를 쥔 한은은 신중한 반응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가 독일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6일 이후에나 본격적인 협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세종=조현숙·하남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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