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가세한 국내 중형차 시장 '불꽃'
[경향신문] 국내 중형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차 SM6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출렁거리더니 한국지엠의 야심작 말리부까지 가세했다. SM6가 마중물이었다면 말리부는 불꽃을 확 일으키는 마른 장작처럼 보인다. 말리부의 활약 여부에 따라 기존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주도하던 중형차 시장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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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르노삼성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SM6는 지난 4월 5195대를 팔아 3월(6751대)에 이어 두 달 연속 5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쏘나타(8057대)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기아차 K5(3888대)를 두 달 연속 압도하며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SM6의 놀라운 선전은 ‘현대차 놀이터’에 들어가지 않고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중형차의 고급화를 표방하며 쏘나타와 그랜저, K5와 K7, SM5와 SM7 사이에 SM6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어 기존 틀에서 벗어난 것이다.
우회 전략을 택한 SM6와 달리 말리부는 기존 시장을 정면 돌파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말리부는 나흘 만에 사전계약 대수 6000대를 돌파하면서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말리부의 강점은 강력한 주행성능과 가격이다. 신형 말리부는 1.5ℓ 터보 엔진과 2.0ℓ 터보 엔진의 두 가지 모델만 나온다. 터보 엔진 모델만 내놓은 것은 뛰어난 주행성능을 통해 경쟁차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1.5ℓ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166마력, 최대 토크가 25.5㎏·m로 SM6 2.0ℓ 가솔린 엔진의 출력(150마력)과 토크(20.6㎏·m)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쏘나타 2.0ℓ 가솔린(168마력, 20.5㎏·m)과도 비슷하다. 2.0ℓ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53마력, 최대 토크 36.0㎏·m로 쏘나타 2.0ℓ 터보 엔진(245마력, 36㎏·m)보다 출력에서 소폭 우위를 보인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말리부가 2830㎜로 SM6(2810㎜), 쏘나타·K5(2805㎜)보다 길다. 가격은 1.5ℓ 터보 모델이 2310만~2901만원, 2.0ℓ 터보 모델은 2957만~318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이다. 현대차 쏘나타 2.0ℓ 터보(2651만~3132만원)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르노삼성의 SM6 1.6ℓ 터보(2754만~3190만원)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M6와 말리부의 협공을 받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개선모델인 2017년형 쏘나타를 긴급히 내놓았다. 현대차는 가솔린과 디젤, 터보, 하이브리드까지 연료별·배기량별로 모델이 7가지나 되는 등 다양성이 강점이다.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마케팅 파워도 갖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쏘나타의 경우 엔진부터 시작해서 종류별로 세부모델을 따지면 40여가지가 될 것”이라며 “다만 이런 강점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해진 중형차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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