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독 독식하던 '축구 왕좌' 순혈주의 깨고 '반란' 성공할까

김세훈 기자 2016. 5. 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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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아르헨 출신’ 시메오네 감독
ㆍAT 마드리드 챔스 결승행 견인

유럽 축구계에서 남미 지도자들은 지금도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 어린 시절 선진적인 훈련법을 접하기 힘든 데다 은퇴 후에도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 외국인 감독이 영국 출신 감독보다 많을 뿐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거의 모든 유럽 국가 리그는 자국 출신 감독이 80% 안팎에 이른다. 유럽 최고 클럽을 가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유럽세가 강했다. 역대 60개 우승컵 중 유럽 국가 출신 감독들이 56개를 가져갔다.

이 같은 유럽 순혈주의 분위기 속에 반란을 꿈꾸는 지도자가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46)이다. 그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는 4일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제치고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것은 2013~2014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준우승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오는 2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승자와 맞붙어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시메오네 감독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3번이나 출전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 잉글랜드전에서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퇴장시킨 주인공이다. 106차례나 A매치를 뛰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5시즌 동안 134경기(11골)를 뛰는 등 프로무대에서 모두 513경기(84골)를 소화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2006년부터 아르헨티나 프로팀을 이끌기 시작한 시메오네 감독은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다. 시메오네 체제하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1~2012시즌 유로파리그, 2012~2013시즌 코파 델 레이, 2013~2014시즌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두 거함이 버티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양강 체제를 깨뜨린 것도 대단했고 그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부자구단들을 연파하며 준우승한 것도 ‘사건’으로 꼽힌다.

시메오네 감독의 남은 목표는 유럽 제패다. 시메오네 감독은 결승행이 확정된 뒤 “결승 진출은 우연이 아니라 젊은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들면서 팀으로 성장한 결과”라면서 “이제 결승에서도 이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하면 시메오네 감독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역사상 비유럽 출신 감독으로 51년 만에 정상에 오르게 된다. 비유럽 출신 감독으로 마지막 우승컵을 가져간 감독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인 엘레니오 에레라 감독이다. 그는 1965년 인터밀란(이탈리아)을 두 시즌 연속 유럽 정상에 올려 놓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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