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는 끝났는데.." 샌더스 선전 불구 사퇴압박 가중

손미혜 기자 2016. 5. 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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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 인디애나 경선 결과에도 "본게임 패배할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은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 프라이머리 승리로 갈길 바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또 일격을 날렸다.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는 샌더스의 '예상외' 승리는 곧 유권자들이 민주당 경선을 여기에서 끝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민주당 경선이 끝날 듯 보일 때마다 레이스를 연장해왔다. 클린턴은 슈퍼화요일 압승의 쾌거를 올린 뒤 대형주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 패배했다. 두번째 슈퍼화요일 완승 이후에도 아이다호에서 와이오밍까지 이어진 7연패가 클린턴의 발목을 잡았다.

인디애나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다. 클린턴은 뉴욕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은 뒤 북동부 5개주 경선을 제패했지만 인디애나에서는 47.5% 득표율로 샌더스(52.5%)에또 덜미를 잡혔다.

물론 졌더라도 대의원을 꼬박꼬박 챙겨 승리에 한발씩 다가가는 힐러리 클린턴의 후보 지명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트럼프의 본선 경쟁에 집중해야할 클린턴으로서는 비용, 시간 낭비가 여간 짜증스러운 일이 아닐 수없다.

샌더스는 이날 "클린턴캠프는 경선이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이 잘못됐다. 당내 주류들이 가진 생각과 달리 인디애나 유권자들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었다"며 전당대회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인디애나 승리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더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투지다.

문제는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오랜 싸움 끝에 결국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단상에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2인자 크루즈가 마침내 경선포기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진영은 사실상 트럼프를 최종후보로 낙점하는 분위기로 빠르게 바뀌었다.

타격은 곧바로 샌더스를 향했다. 민주당도 하루라도 빨리 내부싸움을 끝내고 당내 통합을 이끌어낸 뒤 11월 본선에서 트럼프에 맞설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진 것이다. 경선이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까지 양자구도가 지속될 경우 본싸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샌더스에 대한 중도사퇴 압박은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

NBC방송은 트럼프 캠프와 민주당 지도부가 샌더스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재평가할 시기에 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이제 전당대회, 11월 본선만을 노리면 되지만 클린턴은 내외부 양면에서의 공격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third wheel)이 됐다"는 NBC방송의 평가는 날카롭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 © AFP=뉴스1

또 한번의 반격에도 여전히 샌더스의 입지는 위태위태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샌더스가 인디애나에서 승리로 대의원 43명을 추가로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의원 경쟁에서 상당히 넓은 "적자"(deficit) 상태에 놓여 있으며 사실상 클린턴과의 격차를 좁힐 기회는 없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패배한 인디애나에서도 최소 37명의 대의원을 거머쥐면서 지금까지 슈퍼대의원 520명을 포함해 총 2220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2383명에 한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반면 샌더스는 슈퍼대의원 39명을 포함한 누적대의원이 1449명에 그쳤다. 남은 대의원수가 1114명인 것을 감안하면 인디애나의 반격은 승리의 발판으로 삼기엔 명백히 부족하다. 샌더스로서는 슈퍼대의원을 설득해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이미 클린턴에게 기운 판세를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클린턴은 이미 가을 대선에 집중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는 최근 공화당과의 대선싸움에 대비해 콜로라도, 플로라도, 뉴햄프셔 주관리자를 임명하는 등 전국적으로 직원과 고문을 대거 영입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등 잠재적 부통령 후보 15~20명 명단을 두고 러닝메이트 인선 초기과정에도 돌입했다. 최종후보 지명에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샌더스 지지자들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구심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앞서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게임의 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될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샌더스가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한 경선레이스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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