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원내사령탑 등극, 문재인에게는 양날의 칼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친노무현계·친문재인계 등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의 상관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단 표면적으론 문 전 대표와 결이 같은 범주류의 당선이란 점에서 친노·친문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든든한 우군이 원내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이날 경선에서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나 친노·친문을 위시한 범주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해 줄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흐뭇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범주류는 원내지도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8월말~9월초 전당대회를 다소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에서 내년 말 대통령 선거 때까지 당을 이끌 당대표 자리를 놓고 당내 범주류와 비주류간 당권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지만, 이미 원내 지도부를 범주류가 배출했기에 상대적으로 전당대회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보면 문 전 대표에겐 탄탄대로가 펼쳐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범주류의 원내대표에 이어 이를 통해 당 대표마저 친노·친문 등 주류에서 가져온다면 문 전 대표는 말그대로 대선 후보까지 쌍포를 앞세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수면 위에 나타난 산술적 계산에 불과하다. 수면 아래 민심은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엄존하고 있다. 당초 친노·친문 내부에서도 원내대표는 비주류에 맡기되, 진짜 중요한 당대표를 가져와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원내대표마저 주류 진영에서 차지할 경우 비주류의 불만이 커지는데다 자칫 역풍이 불 우려가 있어서다.
이같은 우려는 일부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비주류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당선인(대구 수성갑)이 범주류에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김 당선인은 3일 서울대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세력이 당내에 많다"며 "이들이 자신의 가치나 정책 방향을 강하게 주장해 다른 (계파)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당선자의 말에 동조하는 당원들 수를 계량화하긴 쉽지 않으나 적지 않은 비주류 진영에서는 공감할 게 분명하다.
전당대회는 당원들로만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참여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전대 결과가 문 전 대표 등 주류의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원내대표와 당대표 모두 주류 측이 가져가도 문제는 또 있다. 친노·친문 일색의 정당이라면 결국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우 원내대표가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만큼, 향후 대여관계는 더욱 꼬일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보조를 맞추는 행태를 취할 경우, "정통 야당의 모습과 다르다"고 맹비난할지도 모른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과연 이같은 좌클릭 행태에 박수를 보낼지는 미지수다.
물론 앞날에 대한 가정이지만, 더민주가 이같이 주류 일변도로 흐를 경우 친노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는 높아갈 수밖에 없다. 이는 차기 대권을 꿈꾸는 문 전 대표에겐 결코 플러스 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지적이다. 범주류의 원내대표 당선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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