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동맹 강화주의' vs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조철환 입력 2016. 5. 4. 17:13 수정 2016. 5. 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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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미 대선] <1> 클린턴-트럼프 정책.노선

오바마 국내 정책에 찬반 엇갈려

클린턴 “계승” 트럼프 “반대” 입장

이민ㆍ대외 정책서도 분명한 차이

클린턴, 히스패닉 등에 관대

트럼프, 멕시코 국경 장벽 주장

한미동맹엔 클린턴 “철저한 공조”

트럼프, 방위분담금 증액 요구할 듯

2016년 미국 대선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맞대결 구도로 확정됐다. 두 후보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차이도 눈에 띄지만 대통령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지낸 워싱턴의 핵심 주류(클린턴)와 철저한 아웃사이더(트럼프)라는 점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또 동성애자ㆍ낙태 등 개인권리와 의료제도 개혁, 이민제도, 외교ㆍ안보 등에서도 상황 인식과 추구하는 해법이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간극이 크다.

클린턴 후보는 개인권리와 국내 이슈 등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충실히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낙태와 동성결혼 등에서 관용적이며 인위적 경기부양, 부자증세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개인 인권과 의료개혁 등에서 기존 공화당의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성의 낙태권리와 총기규제에 강하게 반대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개혁에서도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지지하는 반면, 트럼프는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트럼프ㆍ클린턴은 국내 이슈보다는 이민ㆍ대외정책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 클린턴 후보는 히스패닉 등 이민자에 관대한 입장을,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외교에서도 클린턴은 국제사회의 복잡ㆍ냉엄한 현실을 인정하고 적극적 개입을 통한 미국의 국익관철을 중시한다. 중동ㆍ러시아 관계에서 클린턴은 이스라엘을 중시하고 이슬람국가(IS) 소탕과 시리아 내전 등에서 기존 동맹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는 ‘미국 제일주의’(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구호만 내세울 뿐 구체적이고 정교한 정책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의 대외개입 수준을 축소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수준이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도 클린턴 진영은 ‘철저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태세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데에는 인식이 같지만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기조 위에서 압박을 더 가하자는 쪽이고, 트럼프는 중국을 통해 거칠게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한 미 유권자 인식.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당내 경선과정을 통해 드러난 두 후보의 강약점도 엇갈린다. 클린턴은 ▦여성ㆍ소수약자 권익을 중시하는 ▦검증되고 준비된 후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소수 기득권 계층인 워싱턴 정치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비쳐지는 게 문제다. 능력과 경륜은 인정하지만, 절반 이상의 미국인이 ‘정직하지 않다’고 여기는 바람에 정치인에게 중요한 ‘인간적 매력’을 풍기지 못하는 것도 불안 요소다.

트럼프는 정반대다. 공화당 내부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여성ㆍ이민자ㆍ소수약자에 대한 거친 언행과 저열하고 상스러운 이미지가 가장 큰 약점이다. 단 한번의 공직경험이 없었던 것도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거친 언사에 담긴 솔직함, 기득권 세력을 깰 것 같은 추진력은 현실에 불만을 품은 중산 이하 백인계층을 강력하게 끌어 당기고 있다. 부동산 사업을 일으켜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라는 점도 미국의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이미지와 부합된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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