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부 경찰서장들 '억지성 영화관람, 공개 면박' 원성

이상휼 기자 2016. 5. 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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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도내의 일부 경찰서장들이 직원들에게 '소통, 존중, 배려'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4일 일부 경찰에 따르면, 영화를 좋아하는 A서장은 서내에 영화관을 설치해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면서 함께 관람하고 있다.

영화는 매주 수요일 '문화의 날'로 지정해 오전 9시, 오후 3시, 오후 6시 등 3회씩 상영한다.

A서장은 오후 3시에 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운로드를 통해 받은 최신영화를 직원들에게 상영해 인기가 좋다"며 "비번, 전날 야근 근무자, 영화관람을 위해 근무를 바꾼 직원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무시간과 겹치기에 일이 많은 직원들은 '서장이 참석하는데 동참하지 않을 수 없어 억지로 영화를 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영화 1편에 2시간가량 소요되는 데다 기관장인 A서장과 함께 앉아 말없이 관람한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통이 아니라 불통에 가깝다'는 푸념이 나온다.

그렇다고 경찰로서는 A서장만 관람할 수 있게 '전용관'을 꾸며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일부 내부 불편사항에 대한 입단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A서장은 남성 전용 목욕탕도 설치할 것을 담당부서에 지시, 현재 공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만만찮은 예산이 소요돼 지방경찰청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경찰서 B서장은 취임사에서 '존중과 배려'를 강조했지만 공개석상에서 직원들에게 면박 주는 일이 잦아 원성을 사고 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교육에 들어왔다가 잠깐 조는 직원을 적발해 '나가라'고 호통치는가 하면, 시민단체와 교육기관장들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민원이 제기되자 담당 직원을 '진상 조사하라'는 지시까지 내려 사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녹색어머니회, 학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찰관들이 학교체험학습 운전자들을 상대로 음주감지를 나와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B서 관계자는 "봄철에는 행사가 많아 일일이 수많은 학교에 경찰관들이 나갈 인력이 모자르기 때문에 각 학교마다 음주감지기를 구입해 자체 감지해달라"고 협조 요청했다. 인근의 경찰서에서도 이 같은 방식을 시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민원을 접한 B서장은 녹색어머니회와 교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해당 직원에 대해 진상 조사를 지시, 오히려 녹색어머니회 관계자들이 감싸고 도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B서장은 또 취임 후 내부소통망을 폐쇄조치, 독불장군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B서장은 시장 취임식이나 기관장회의 등에 불참하고 있어 지역사회와도 불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 B서장이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 내부 의견을 반영 못했을 수 있으나 바람직한 치안서비스를 펼친다는 의견도 더러 있다"고 반박했다.

daidaloz@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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