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원칙조차 없는 시리아 내전..병원 폭격 이어져

강지혜 2016. 5. 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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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AP/뉴시스】3일(현지시간) 시리아 주민과 소방관이 폭격으로 무너진 알레포의 한 병원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알레포 내 의료 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지난 1주일 동안 모두 6차례 발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일 회의를 열고 시리아 내전 주체들에 국제 규범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국제 사회는 제네바 조약과 국제인도법으로 적대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는 민간인과 부상자, 의료진 등을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시리아 SANA통신) 2016.05.04.

유엔 "의료 시설 고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 범죄" 결의안 채택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시리아 알레포의 병원이 공습을 받은 지 6일 만에 또 다른 병원이 폭격을 맞으며 시리아 내전이 최소한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알레포에서 정부군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병원이 폭격을 받아 임산부를 포함한 여성 3명 이상이 숨지고 어린이 등 28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알누스라 전선과 다른 반군이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레포 내 의료 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지난 1주일 동안 모두 6차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병원이 공습돼 의사와 간호사, 환자를 포함해 최소 27명이 숨졌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군이 공격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제네바 조약과 국제인도법으로 적대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는 사람을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민간인과 부상자, 병자, 포로,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하는 의사와 구호요원 등이 포함된다. 병원도 보호해야 하는 구역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에서 이를 무시한 공격이 이어지자 유엔은 양측의 잔혹 행위를 규탄했다. 의료 시설을 고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 범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3일 알레포 병원이 폭격을 받은 지 수시간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의를 열고 내전 주체들에 국제 규범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안보리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병원을 폭격한 주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터 마우러 국제적십자위원회 총재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강력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마우러 총재는 "시리아 전쟁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병원과 앰뷸런스를 공격하는 것은 부수적인 피해가 아니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우러 총재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조안 리우 MSF 국제 대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지닌 막중한 책임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하고 다른 나라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일부 국가는 민간인 마을과 의료 시설을 겨냥해 공격해놓고 '실수'였다고 해명한다. 아예 책임을 부인하거나 침묵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실제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이 시리아 내전 주체인 반군과 정부군을 각각 지원하고 의료 시설 공격에도 가담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러시아 공군은 시리아 이들리브 주에 있는 병원을 폭격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은 유엔이 봉쇄지역 민간인에게 구호물품으로 지원한 진통제를 모두 가로채고 있다.

미국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연합군은 시리아 내 의료 시설을 직접 공습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미군은 지난해 10월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주에서 MSF가 운영하는 병원을 폭격해 의료진과 환자 등 최소 42명이 숨졌다. 미군은 탈레반과의 교전 중 오폭을 했다고 해명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우 대표에게 직접 사과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활동하는 파웰 크르지식 적십자 국제위원회 대변인은 NYT에 "의료 시설 공격은 인도주의적 원칙을 모두 깨뜨리는 것"이라며 "이런 무차별적인 공격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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