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외교책사' 웬디 셔먼 "北 쿠데타 상황 상정해야"(종합)

2016. 5. 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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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현상유지 어려워..北 내부붕괴 대비해 한·미·중·일 논의해야"

"한반도 현상유지 어려워…北 내부붕괴 대비해 한·미·중·일 논의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실시되는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책사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3일(현지시간) "북한이 내부붕괴 또는 쿠데타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상정해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이 조속히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셔먼 전 차관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CSIS-중앙일보 공동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오찬 연설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급변사태와 쿠데타까지 생각하는 건 필수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퇴임한 지 1년이 안 된 미국 정부의 전직 고위당국자가 외교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쿠데타' 가능성을 공개로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셔먼 전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대북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워싱턴 외교가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셔먼 전 차관은 "북한에서 나오는 위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협"이라고 전제하고 "공통의 비전과 능력, 용기, 타이밍이 있어야 평화적 대책을 도출할 수 있다"며 "제재조치의 강화와 군사작전의 계속, 미사일 방어(MD)와 인권과 같은 (압박의) 도구와 함께 북한이 붕괴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이해와 진지한 외교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현상유지를 하는 것을 원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불가능해보인다"며 "정권 몰락과 붕괴, 쿠데타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셔먼 전 차관은 "북한 정권이 붕괴됐을 때 한국과 미국, 중국 군(軍)은 어떻게 단계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각국 군 사이의 갈등과 충돌은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북한에 있는 핵물질이나 핵무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탈북자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북·중간 국경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한반도의 정권관리는 누가 할 것인가, 연방제인가 단독정부인가, 정전협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적 비용을 누가 댈 것인가는 모든 당사국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논의는 매우 어렵지만, 반드시 당사국들이 집단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이란 핵협상의 경우도 모든 당사국이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목적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셔먼 전 차관은 특히 "시간은 우리의 적"이라며 "경험이 없으면서도 호전성을 드러내는 북한의 지도자는 시간이 갈수록 군사적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당사국들은 시급한 맘으로 북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의 주역인 셔먼 전 차관은 북핵 문제 해법의 성공적 모델로 이란 핵협상을 거론했다. 셔먼 전 차관은 "협상을 단순히 한방에 모여서만 한 게 아니다"라며 "주요 6개국(P5+1)과 관심있는 국가가 모두 참여해 군사적 수단을 비롯해 필요한 모든 (압박의) 도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란이 분명히 알게 했으며 이란이 (협상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알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협상장으로 나오게 하려면 제재 조치의 강도가 매우 높아야할 것"이라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이나 군사훈련, 인권 문제제기 등을 통해 북한의 선택을 이끌도록 '최후통첩'식의 압박을 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셔먼 전 차관은 "특히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의 린치핀(핵심축)"이라며 "한·미·중은 공통의 전략을 개발해 북핵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북·미 공동 코뮤니케'를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함께 작성했던 셔먼 전 차관은 "당시 2000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 인수인계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동평화협상을 먼저 다루고 그 다음에 북한문제를 다루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셔먼 전 차관은 그러나 "나중에 가서는 북한을 먼저 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들었다"며 "지금은 그때 보다 핵무기 숫자가 많아졌고 농축우라늄도 존재하고 있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내에서 독자적 핵무장 논의가 제기되는데 대해 "상당히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셔먼 전 차관은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할 경우 국무장관을 비롯해 외교안보 정책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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