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사기관 인종편견 심각"..조직문화부터 고쳐야
유색인종ㆍ무슬림ㆍ여성 폄하 이메일 적발 잇따라
경찰 선발 과정서 인종 다양화ㆍ정신교육 강화 시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백인 경찰들 사이에서 인종적 편견과 차별 의식이 청산되지 않고 여전히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수사기관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유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경찰의 인종차별 행태를 거론하며 경찰 선발 과정에서 인종 다양성, 정신교육 강화, 신상필벌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백인들이 주축인) 수사기관의 인종 편견과 차별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까지 이런 불상사가 이어지는 것은 심각한 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LA 카운티 셰리프국(경찰) 2인자인 톰 엔젤 부국장이 무슬림과 흑인을 겨냥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사임한 것이다.
엔젤 부국장이 2012∼2013년 버뱅크 시 경찰국에서 고위 경찰관으로 근무할 당시 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는 당시 이메일에서 "금요일 생물학 시험을 봤는데 세포(Cell)에서 자주 발견되는 2가지를 적으라는 문제였는데 흑인과 멕시칸은 정답이 아니었다"고 썼다.
감방이라는 의미의 'cell'과 교도소 내 흑인과 멕시칸 범죄자가 많다는 것을 연결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초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 카운티 교도소에서는 일부 교도관들이 흑인과 유대인, 베트남 출신 재소자들을 인종적으로 폄하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적발됐다.
샌프란시스코 검찰국은 지난해 5월 인종·성차별, 동성애 혐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샌프란시스코 경찰관 9명을 조사하고 이들이 맡았던 사건 3천여 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경찰의 인종 편견과 차별 의식이 긴박한 사건 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발현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신문은 2014년 미주리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 총격살인 사건은 백인 경찰관들이 소수인종을 대하는 태도와 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꼽았다.
연방 법무부가 이후 퍼거슨 경찰을 상대로 감사를 벌인 결과, 일부 경찰관의 이메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침팬지로, 소수인종 복지연금 수혜자를 개로 묘사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게다가 경찰의 인종적 편견과 차별 의식이 청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를 범죄가 아닌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관행과 적발 시 제 식구 감싸기 등 경찰 내부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서 경찰 선발 과정에서 인종 다양성을 높이고 정신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적발 시 엄정한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실제로 LA 북쪽에 있는 글렌데일 시 경찰국은 평소 인종적 편견이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경찰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한국계, 아르메니아계, 흑인, 여성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윌리엄 경사는 "우리 경찰국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어 인종을 둘러싼 농담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인종적 농담을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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