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옥시제품 절대 안 사요"..사과後 불매운동 더욱 확산

김민석 기자,백진엽 기자 입력 2016. 5. 4. 06:20 수정 2016. 5. 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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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옥시 제품 코너에 소비자 발길 끊겨 온오프 전방위 불매운동 확산, 시민단체도 가세
한 대형마트의 옥시 제품이 진열돼 있는 매대. 소비자의 발길이 끊겨 한산하다.©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백진엽 기자 = "앞으로 절대 옥시 제품 안 살 거예요. 뻔뻔한 기업의 제품들이 이렇게 진열돼 있는 것도 보기 안 좋네요. 이 세제에도 유해한 성분이 들어있을지 어떻게 아나요?"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옥시가 소비자는 물론 유통업체들로부터도 외면을 받고 있다. 온오프 전방위적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대형마트들도 옥시 제품 판매를 줄이거나 하지 않을 예정이다.

여기에 온라인상에서는 불매운동에 꼭 필요한 정보라며 옥시 제품들과 대체 상품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 대형마트 옥시 제품 코너 소비자 발길 '뚝'

3일 오전 이마트 공덕역점에서 만난 한 주부는 주방용품 매대에서 세탁 세제를 집어들었다. 그는 바로 옆쪽에 진열된 옥시 상품들을 쳐다보는 것조차 꺼렸다. 평생 불매할 거냐는 질문에 "옥시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마트 공덕역점 세제 진열 매대에는 옥시 제품들이 전보다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거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던 옥시 제품들이 이날은 전체 매대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마트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홈플러스 합정점을 가보니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좋은 행사 매대에 옥시 제품 대신 헨켈홈케어의 '퍼실' 세제가 가장자리에 한줄씩 진열돼 있었다.

근처에서 세제 파트 담당 직원은 카트를 이용해 이가 빠진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행사 매대를 가리키며 무슨 제품이 있었던 것이냐고 묻자 "그 자리가 원래 옥시크린 제품과 리필 세트가 있던 자리였는데 다 뺐다"며 "다른 행사 상품을 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직원은 "옥시 제품이 나가긴 나가는데 예전보다 덜 팔리고 있는 건 맞다"며 "지금은 확실히 안 팔리면서 자체브랜드(PB) 제품이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직원은 특이하게 진열돼 있던 퍼실 제품을 내리고 행사 상품이라고 적힌 P&G의 다우니 세제를 그 자리에 채우기 시작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외국인 쇼핑객들로 붐볐다. 이곳 역시 본 매대에서는 옥시 제품을 볼 수 있었지만 행사매대에는 옥시 제품이 없었다. 롯데마트는 옥시 제품에 대해 현재 남은 재고까지만 판매하고, 이후 추가 발주는 하지 않을 방침을 정했다.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 옥시 제품 리스트© News1

◇ 온오프 전방위 불매운동 확산, 시민단체도 가세

소비자들의 옥시에 대한 외면은 더 심했다. 대형마트 세곳을 돌아보는 동안 옥시 제품을 사가는 소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옥시가 지난 2일 공식적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한 이후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는 추세다.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검찰과 여론에 떠밀리듯 진정성 없이 사과를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서 PB 제습제를 카트에 담은 한 남성은 "사실 저도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사태의 심각성을 몰라 옥시의 '물먹는 하마'를 썼다"며 "어제 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과했지만 검찰에 떠밀려 하는 진정성 없는 사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옥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전까지 옥시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옥시 제품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의 리스트도 돌고 있다. 옥시 제품인지도 모르고 살 수 있으니, 어떤 것이 옥시 제품인지 구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한 네티즌은 "옥시 제품은 브랜드로만 알려진 것도 많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성공하려면 우선 어떤 것이 옥시 제품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옥시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여기에 대형마트 노조, 참여연대,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들도 옥시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옥시를 비롯해 유해 가습기살균제 제조사들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고 충분히 개별 보상을 할 때까지 불매운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불매 인증샷'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유를 시작으로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운동을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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