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제부턴 당권 쟁탈전

이동현 2016. 5. 4.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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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연기 7월 개최에 무게

친박ㆍ비박 치열한 수싸움 시작

비대위 성격 놓고 벌써 신경전

정진석(왼쪽서 첫번째) 신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 경선이 끝난 뒤 경쟁을 벌였던 나경원(세 번째) 의원에게 꽃다발을 건네주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이 3일 20대 국회 당선자 총회를 통해 신임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선출을 마쳤지만, 친박ㆍ비박계간 주도권 다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친박계가 주로 제기해온 전당대회 연기론에 비박계가 동조하고 나서 전대 연기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당내에선 당초 6월 조기 전대 개최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총선 참패 이후 서둘러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친박계에 이어 비박계도 전대 연기론에 대해 찬성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7월 정기 전대로 개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의 쇄신을 위해서는 현행 최고위원회의 중심의 당 지도체제 손질이 먼저라는 이유에서다. 비박계 한 중진의원은 “현재의 새누리당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임에도 계파 갈등을 절충해 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비효율, 무책임성까지 드러냈다”며 “전대 개최에 앞서 제대로 비대위를 꾸려 당헌ㆍ당규부터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중립 성향 의원들도 지도체제 개편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라고 하면 사람들이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싸우는 것만 기억하지 않느냐”며 “원내지도부도 선출된 만큼 전대를 무조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비박계가 지도체제 개편 카드를 들고 나온 데는 이대로 전대를 치를 경우 최고위에서 또다시 수적 열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지도부가 범친박계 몫으로 돌아간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하는 당 지도부가 차기 대선 경선 룰을 결정하는 만큼, 물러설 수 없는 비박계가 지도체제 개편을 염두에 둔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전대 연기론은 친박계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여권 관계자는 “비박계의 쇄신 요구를 수용한다면, 친박계로서도 최경환 의원이 직접 당권에 도전하는 데 따른 당내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신임 원내지도부가 꾸릴 비상대책위의 성격이나 권한 문제를 정하는 데서부터 계파 갈등이 돌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비대위 성격을 전당대회 관리로 제한하는 ‘관리형 비대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비대위를 중심으로 당 쇄신 및 개혁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는 비박계의 요구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거론되는 비대위원장의 면면을 놓고도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비박계는 혁신형 인사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영입에 무게를 두는 반면 친박계는 관리형에 가까운 김수한ㆍ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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