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블랙박스] 남편 청부살해 13년만에 들통.. 제보자는
경북경찰청은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가장해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박모(65)씨를 구속하고, 박씨를 도운 혐의로 박씨 여동생(52)과 그 지인인 최모(57)·이모(56)씨 등도 함께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박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은 2003년 2월 23일이다. 박씨의 부탁을 받은 최씨와 이씨가 이날 새벽 1시쯤 경북 의성군의 한 마을 진입로에서 집으로 걸어가는 박씨의 남편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뒤 도망쳤다.
당시 경찰은 박씨의 남편 이름으로 가입된 보험이 2개이며, 박씨가 남편 사망에 따른 보험금 5억2000만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이 사건을 뺑소니 사건으로 취급해 수사하다가 이듬해 6월 기소 중지해버렸다.
사실상 잊혔던 사건의 실마리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이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뺑소니 사고가 있다'는 정보를 경찰에 통보한 것을 계기로 풀리게 됐다. 경찰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재수사를 벌여 박씨가 여동생에게 남편 살해를 부탁했고, 여동생이 지인들을 끌어들여 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파악하게 됐다. 경찰은 박씨가 타낸 보험금 5억2000만원을 네 사람이 나눠 가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수사 브리핑에서 초동 수사 부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오랜 세월이 지나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범인을 검거하겠다는 의지로 사건을 해결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발생 장소가 오르막에서 내리막으로 가는 곳이어서 일반 교통사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박씨가 보험금을 100만~200만원씩 쪼개서 인출하는 바람에 초동수사 당시 범행 사실을 밝혀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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