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민간인 승용차가 활주로 달렸다
[동아일보]
지난달 30일 민항기와 군용기가 함께 사용하는 충북 청주공항 활주로에 한 민간인 여성이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진입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혔다. 당시 민항기 운항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이어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청주공항에서는 올 3월에도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와 이륙하던 중국 여객기가 간발의 차로 충돌을 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과 두 달도 안 돼 국가 중요 보안시설인 공항의 안전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3일 공군 제17전투비행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7, 8시경 50대 중반의 여성 A 씨가 승용차를 몰고 청주공항 활주로에 진입했다. 이 공항에는 2개의 활주로가 있는데 A 씨가 진입한 활주로는 군용기와 민항기가 함께 이착륙하는 곳이었다. A 씨는 10분가량 활주로를 달리다 타이어가 터지면서 멈춰 섰다. 관제탑에서 활주로에 승용차가 서 있다는 걸 파악한 뒤 토잉카(항공기를 끄는 차량)를 출동시켜 승용차를 옮겼다.
당시 군용기는 이날 예정됐던 운항이 모두 끝났지만 민항기 운항은 계속 이뤄지던 상황이었다. 공항 관계자는 “만약 승용차가 활주로를 오가거나 타이어 펑크로 멈춰 섰을 때 민항기가 이착륙 중이었다면 충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날 부대에서 열린 청주지역 산학기관장 모임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임에는 대학이나 기업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후 6시부터 진행된 만찬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석했다가 먼저 귀가하기 위해 자리를 빠져나와 승용차를 운전했다. 당시 비행단 측은 A 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승용차가 초소로 다가가자 당시 근무 중이던 헌병이 부대 밖으로 나가는 길을 안내했으나 A 씨가 방향을 잃고 활주로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단 측은 A 씨가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하다가 사방이 트인 활주로에서 길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비행단 관계자는 “부대 지리를 잘 모르는 여성 운전자가 실수로 활주로에 진입한 걸로 파악됐다. 당시 근무한 헌병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은 3일 감찰팀을 현장에 보내 조사를 벌이는 등 진상 규명에 나섰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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